50대 이상 된 사람들은 가난이 뭔지를 뼈저리게 느낀 세대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그걸 잘 모른다. 아니 알리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물론 아이들이 그런 가난을 알 필요는 없겠지만, 최소한 음식에 대한 존중은 일상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이따금 미디어, 특히 TV를 보다가 불편해질 때가 잦다. 때로는 화가 치밀기도 한다. 요리를 소재로 한 개그 프로를 보면 주방장으로 분장한 개그맨이 온갖 채소와 과일 해산물들을 마구 잘라대다가 갑자기 허공으로 버린다. 심지어 완성된 요리를 장신한다며 파를 독수리 날개처럼 엮어 자기 어깨에 지고 펄럭이거나 가지를 가발처럼 만들어 머리에 쓰고 노래를 하기도 한다. 그럴 때 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지난 해 초중등 학교에서 점심을 굶는 학생들이 10만여 명이었고, 노숙자들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황당한 음식 장난은 중지해야 한다. 농민뿐 아니라 여러 사람의 정성과 피땀으로 일궈낸 농산물이 웃음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
차형수(서울 송파구 신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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