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변화를 내세운 이 정부가 무엇을 해주었습니까?"
6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보수진영 단체인 '티파티(Tea Party)' 전국총회 마지막 날.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연단에 올라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안보정책과 경제분야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티파티'는 1773년 무리한 세금징수에 분노한 보스턴 시민들이 차(茶)상자를 바다로 던지며 항의한 '보스턴 차 사건'을 본떠 지난해 초 설립된 보수성향의 정치단체. '티(TEA)'는 '세금을 낼 만큼 냈다(Taxed Enough Already)'의 약자다.
'티파티'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접전지역을 중심으로 최소 20명의 공화당 후보를 당선시키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 달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스콧 브라운 후보당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새 정치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페일린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해 성탄절 항공기 테러기도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는 강단에 서는 법학교수가 아니라 진정한 군통수권자가 필요하다"고 오바마를 향해 날을 세웠다. "세대간 도둑질"이라며 재정적자를 비난하고, 이란 북한 등과 대화만 할 게 아니라 강력한 제재를 통해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를 강도 높게 성토하는 페일린의 연설에 열광했다. 뉴욕타임스는 페일린이 티파티 군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바로 그 말들을 해주었다고 전했다. 이날 전국 총회 참가자들은 500달러가 넘는 입장료를 내고 참석했으며, 페일린도 연설비로 1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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