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를 해고하라(Lay Off the Layoffs)!"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미국 당국이 민간 여객기의 운행을 잠정 중단하자 미국 내 많은 항공사들은 일시적인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가장 손쉬운 적자 해결 방안인 대량해고를 통해 상황을 타개했던 데 반해 오직 사우스웨스트항공만은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현재 미국 국내 항공사 가운데 규모나 수익률 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항공사는 당시 발 빠르게 해고를 결정한 항공사들이 아니라 바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이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15일자)에서 "대량해고는 장ㆍ단기적으로 볼 때 기업의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경제위기 속에서 정작 해고의 대상은 해고 그 자체"라고 보도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미 수 많은 연구를 통해 대량해고를 실시한 기업의 수익성, 생산성, 주가 등이 장기적으로 하락함을 밝혀낸 바 있다. 해고 결과 비용절감은커녕 단위노동비용도 도리어 상승한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대량해고가 발표될 경우 해고 대상이 아닌 유능한 인재까지 앞다퉈 이직을 하게 돼, 결국 회사는 잃지 않아야 할 인력만 대거 잃게 된다. 펜실베이니아대학 경영대학원의 피터 카펠리 교수는 "대량해고 결과 단위노동비용은 상승한 반면 일인당 매출액은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남은 직원마저 예전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게 돼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미 경영자연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대량해고 이후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고 답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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