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7일 오후 7시15분(MBC 오후7시 중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홍콩을 상대로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이번 대회는 ‘허정무호’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공격수들의 극심한 골 가뭄을 해갈하면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와 영원한 라이벌인 일본과의 맞대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행의 남은 티켓을 거머쥘 K리그와 J리그 선수들의 마지막 ‘옥석 가리기’ 무대라는 점 등이 3대 관전 포인트다.
대표팀은 상대 전적에서 30전 21승5무4패로 절대적 우위에 있는 홍콩을 상대로 득점포를 반드시 재가동해야 한다. 공격수들은 지난해 9월 호주와의 친선경기(3-1 승)에서 박주영(AS모나코)이 선제골을 터트린 후 A매치 6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남아공 행을 노리는 이동국(전북)과 노병준(포항)이 잃어버린 골 감각을 되찾고, 최근 대표팀에 합류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근호(이와타)가 살아나야 2008년에 이어 동아시아대회 2연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홍콩에 이어 지독한 ‘공한증(恐韓症)’에 떨고 있는 중국(10일)을 꺾고, 일본도 중국(6일) 홍콩(11일)을 연파할 경우, 14일 열릴 한일전은 물러 설수 없는 양국의 자존심 대결이자 우승컵의 향배를 가늠할 대회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전망이다. 허 감독은 “최종 목표는 월드컵 본선이지만 한일전에 발목을 잡히고 싶지는 않다”며 자존심 대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이번 대회가 ‘허심(許心)에 호소할 수 있는 마지막 모의고사이기 때문에 투지를 불사를 수밖에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연일 맹활약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을 비롯해 프랑스 무대의 박주영, 스코틀랜드 리그의 기성용(셀틱),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영표(알 힐랄) 등 해외파 5명은 월드컵 엔트리 한 자리를 이미 예약한 상태다. ‘돌아온 프리미어리거’ 김두현 조원희(이상 수원), 설기현(포항) 등이 여전히 건재한데다 최근 안정환(다렌 스더)과 이천수(알나스르)의 대표팀 복귀설도 흘러 나오는 등 남아공 행 티켓이 얼마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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