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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超저가 브랜드에 승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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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超저가 브랜드에 승부 걸었다"

입력
2010.02.0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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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다시 초저가 시장에 있다. 한국의 '시마무라'(일본의 저가 의류 브랜드)를 만들겠다."

지난달 말 서울 역삼동 패션그룹형지㈜ 사옥에서 만난 최병오(58) 회장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창립 이후 처음 뽑은 대졸 공채 1기 사원 41명과의 첫 공식 대면이 있는 날이라고 했다.

동대문시장 상인 출신인 최 회장은 1996년 30~50대를 겨냥한 여성크로커다일 브랜드로 의류 사업을 시작해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라젤로 등 4개의 여성복 브랜드와 남성 캐주얼 브랜드 아날도바시니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패션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다. '종합 패션그룹'을 목표로 지난해 7월 통합사옥을 마련하고 12월엔 형지어패럴에서 패션그룹형지로 사명도 바꿨다.

그 해 매출은 5,600억원을 기록했으며, 첫 공채를 진행한 것도 종합 그룹의 꿈을 위해서다. 최근에는 여섯 번째 브랜드로 3월에 첫 선을 보일 여성전용 아웃도어 '와일드로즈'의 사업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사명을 바꾸며 새로운 CI(기업이미지)도 함께 선포, 브랜드 강화에 나선 그가 유니클로보다 더 싼 가격대의 일본 브랜드 시마무라를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선 것은 다소 뜻밖이었다. "주요 소비자인 30~50대 여성에게 뛰어난 품질의 중저가 의류를 공급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사실 우리 브랜드 정도도 비싸게 여기는 고객이 아직 많습니다. 30~50대 여성 모두가 '행복한 패션문화'를 경험하는 사회를 만드는 게 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 1조원 매출'의 비전을 갖고 있는 그가 초저가 브랜드에 승부수를 띄운 것은 저가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싱(Sourcing)의 과학화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의 저가 시장은 제가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던 과거와는 다릅니다. 선기획, 대량구매, 직소싱 등을 통해 초저가 상품의 이윤 폭도 얼마든지 중저가 제품만큼 키울 수 있습니다."

이미 초저가 브랜드 론칭을 위한 프로젝트 팀도 꾸려뒀다. 시마무라의 납품 업체를 통해 관련 시스템도 익히고 있다.

그는 유행과 계절에 따라 역동적으로 달라지는 의류 사업이 적성에 꼭 들어맞는다고 했다. "도전을 좋아하고 급한 성격과 빠른 말까지도 옷 장사에는 제격"이라는 최 회장은 "남들 다하는 골프도 못 배우고 해외에 나갈 시간도 없이 일만 독하게 하는 삶이 외롭게 느껴진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종합 패션그룹을 선언한 만큼 글로벌 브랜드 육성도 올해 중요한 계획 중 하나다. 중장년을 위한 SPA(생산ㆍ유통 일체화) 브랜드로의 변신을 결정한 샤트렌을 통해 2005년 법인을 설립한 중국 등 해외 상권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그는 "현재 업계 6위에서 2015년에는 3위권으로 뛰어오를 것"이라며 "한국의 패션 산업을 이야기할 때 늘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인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너무 큰 기업, 또는 너무 작은 기업보다 우리 같은 중견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년을 가는 미래 존속 가능한 회사를 꾸린 기업가로, 또 성공한 인생을 산 사람으로 남는 게 제 꿈입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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