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북한 방문과 개성ㆍ금강산 관광 회담 개시 및 린 파스코 유엔 대북특사의 방북 계획 등으로 이어지는 연쇄 일정이 한반도 정세 변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왕 부장이 6일 북한을 전격 방문함에 따라 6자회담 복귀를 둘러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결단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7일 국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왕 부장은 8일쯤 김 위원장을 만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 또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는 대신 대규모 추가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추진해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리는 개성ㆍ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도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뒤 약 1년7개월 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남과 북은 2008년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다.
우리 측은 이날 회담에서 관광 재개의 `3대 선결과제'로 내건 박씨 사건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을 의제로 내놓고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박씨 사건의 진상 규명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사건 현장 방문 등을 요구할 방침이며, 관광객 신변 안전보장을 위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 적용되는 남북 출입ㆍ체류 합의서 보완 방안을 집중 제기할 계획이다.
9일부터 12일까지 북한을 방문하는 린 파스코 유엔 대북특사의 행보도 주목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친서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진 파스코 유엔 사무국 정무담당 사무차장의 이번 방북은 2005년 이후 중단됐던 유엔과 북한간 고위급 대화가 복원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파스코 특사는 6일 한국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모든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북핵 문제와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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