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사흘간 한국을 방문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 그의 일정에는 특별한 내용이 하나 있다.
바로 영화음악제작사로 잘 알려진 엠엔에프씨의 조성우(사진) 대표와 만나는 것이다.
조 대표는 '8월의 크리스마스', '약속', '봄날은 간다'등 50여편의 영화 및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친숙한 인물.
언뜻 영화음악제작과 관련된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작 이들이 만나는 목적은 '리튬광산개발 우선사업자 협상권' 계약 체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사실 영화음악뿐 아니라 일반 사업에서도 재능이 뛰어났다. 1999년 세운 엠엔에프씨는 신발과 축구공 등에 쓰이는 합성피혁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과 안경테 등을 제작하는 일본 기업을 인수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8년 말부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회사의 코스닥 상장폐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조 대표는 회사의 사업 구조조정과 조직 문화 혁신에 초점을 맞추며 다시 일어섰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기업의 성장을 위해 신흥시장개척에도 나섰다. 그때 조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이 우즈베키스탄 '리튬광 개발 및 탄산리튬 생산 프로젝트'였다.
"리튬은 이미 전 세계 국가들의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전세계 매장량이 1,100만톤 정도이고 채굴 가능 매장량도 410만톤에 불과해 선점 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특히 자동차 업계가 리튬 전지로 가동하는 친환경 전기차량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최근 그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우즈베키스탄의 리튬 광산은 전세계 국가들이 군침을 흘리는 곳이라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리튬확보를 위해 조 대표는 적지 않은 고생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 회사는 시찰단을 우즈베키스탄에 파견, 1,700m 높이의 산악지대를 오르는 험난한 여정을 거치며 리튬 원석을 채취했고, 한국으로 가져와 성분 검사 및 파일럿 제품 생산에 총력을 기울였다.
생산 공정 및 설비 구축 등의 토대를 마련키 위해 에너지플랜트 설비 업체 및 카이스트, 성균관대와 함께 산학 협력 팀을 가동해 기술도 개발했다. 이 덕분에 11월부터 우즈베키스탄 지질자원부와 리튬광산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리튬 개발 사업에 본격 나서게 된 것이다.
조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기간 14년, 예상 순익 약 1조원규모로 회사입장에서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리튬 광산 개발은 현재 원료 전량을 칠레에서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심각한 위기를 극복하고 신규사업 진출을 앞두고 있는 조 대표는 기업가 정신을 지닌 이 시대의 대표적 최고경영자(CEO)로 자리 매김 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했다. 조 대표는 "오직 초심과 원칙에 충실한 리더십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부를 증대하고 좋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 내 사명이고 팔자"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