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이 붙어있는 한 계속 기부를 하고 싶어. 죽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잖아. 외출할 때 항상 장기기증등록증을 가지고 다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기부하고 싶다던'옥탑방 할머니' 김춘희(85)씨가 세상을 떠났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는 극빈층(기초생활보장수급자)으로 어렵게 살면서도 생전에 전 재산을 내놓고 시신을 기증키로 했던 김춘희 할머니가 4일 오전 구로성심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매달 기초생활보장급여 38만원으로 생활하면서도 '기부 천사'로 불릴 정도로 평생 남을 도우며 살아왔다. 그는 해방 후 홀로 월남해 식당 등에서 일하며 충남 홍성의 한 보육원에서 10년 동안 고아들을 돌봤다. 2005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옥탑방 전세금 1,500만원을 내놓으면서 장기기증과 시신기증도 약속했다. 이후에도 틈틈이 돈을 모아 2006년 12월 250만원, 2007년 500만원을 이웃돕기성금으로 내놓았다.
김동수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김 할머니의 삶은 평생이 나눔의 삶이었다"며 "고인의 뜻에 따라 할머니의 재산은 장애아동과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애도했다.
김 할머니가 2005년 1월 1호로 가입한 '행복한 유산 캠페인'에는 올해 현재 13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11명은 김 할머니처럼 극빈층으로 전세보증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김 할머니의 발인은 6일 오전11시이며, 시신은 6일 고려대 의대에 기증된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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