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진 연주복 입고 카네기홀 무대 올라요"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이 시작되자 검정색 연주복을 차려 입은 '소년의 집 관현악단' 중고생들이 악기를 들고 무대 위로 절도 있게 입장했다. 검정색 바지에 나비넥타이, 자켓 안 조끼까지 말쑥하게 차려 입은 100여명의 소년들에게서 전문 연주자들 못지 않은 기품이 흘렀다.
잠시 후 지휘자의 손끝이 움직이면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5번 E단조 작품번호 64'가 연주되기 시작되자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숨소리마저 줄였다. 40분이 넘는 곡이 어느덧 절정을 지나 말미에 이르자 넋을 놓고 듣고 있던 청중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전율을 느끼게 하는 이들의 연주를 두고 지휘자 정명훈씨는 "관객과 스피릿(정신)이 통하는 연주"라고 했고 한 관객은 "귀가 아닌 마음을 울리는 연주"라고 했다.
이날 공연은 소년의 집 관현악단이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 카네기홀에서 열릴 자선음악회에서 연주하기에 앞서 실력을 점검하고 카네기홀 데뷔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였다. '소년의 집 관현악단'은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는 아동복지시설 부산 소년의 집에 머물고 있는 중고생들로 구성된 악단으로 1979년 합주단으로 창단해 지금 오케스트라의 모습으로 발전했다.
이번 카네기홀 데뷔는 2007년부터 이들과 관계를 맺어온 지휘자 정명훈씨의 노력으로 성사됐다. 이들의 연주를 들은 정 씨는 이 정도면 세계 무대에 올라도 되겠다는 판단에 따라 카네기홀 공연을 추진해 이번에 이뤄졌다.
이 덕분에 학생들은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뉴욕을 발칵 뒤집어 놓고 오겠다며 자신감에 차있다. 신영운(16)군은 "떨리기도 하지만 연습도 많이 했다"며 "이번 기회에 소년의 집 관현악단을 전세계에 알리고 돌아오겠다"고 의기양양했다. 올해 음대 진학을 앞두고 있는 조기준(19)군도 "음악인으로써 카네기홀 무대에 서게 돼서 꿈만 같고 행복하다"며 "최선을 다해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사실 이들의 자신감에는 한가지 사연이 숨어있다. 비결은 지난해부터 큰 무대에 설 때마다 입었던 연주복에 있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동안 이들은 변변한 연주복이 없었다. 연주복 한 벌 가격만해도 워낙 고가인데다가 아동복지시설의 형편상 80여명의 학생들에게 모두 연주복을 맞춰준다는 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신 이들은 교복을 입고 무대에 서거나 수녀님들이 직접 천을 떠다가 만들어준 조끼를 입고 연주에 나섰다. 그러나 학생들은 불평 한마디 없었다. 전인채(18)군은 "수녀님들이 만들어주신 옷도 편하고 멋있어서 항상 고맙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의 집으로 스타일리스트 서영희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TV를 보니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연주하던데 연주복을 만들어줘도 괜찮겠냐는 문의였다. 수녀님들은 뜻밖의 제안에 기뻐했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서 씨가 패션지 '보그'에 연주복 기증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패션 디자이너 정욱준씨가 동참했다.
그리고 정 씨가 감수를 맡고 있는 엘리트학생복이 78벌의 연주복을 직접 제작해주기 위해 나섰다. 특히 많은 숫자의 연주복을 디자이너의 의도를 살려 만들어줄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은 교복 생산 전문업체 엘리트학생복이 제격이었다.
2008년 11월 소년의 집 관현악단 아이들은 천사가 됐다. 완성된 연주복과 함께 구두, 나비넥타이까지 갖춰 입은 학생들은 서로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주고 서로의 모습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리아수녀회 김 소피아 수녀(한국지구장)는 그때 일을 떠올리며 얼굴에 환한 웃음 꽃이 폈다. "아이들이 거울에 서로의 모습을 이리저리 비춰보면서 '야, 너, 갑자기 왜 이렇게 멋있어졌냐?'하는데 어찌나 예쁘던지…. 옷이 날개라더니…." 김 소피아 수녀는 아직도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연주복의 효과는 무대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3,4차례 큰 무대에서 열린 자선 음악회에 선 아이들은 유독 자신감 넘치는 연주를 보여줬다. 전인채군은 "연주복을 입으니깐 왠지 진짜 전문 음악가가 된 것 같고 자신감도 막 샘솟았다"며 "이번에 큰 무대에 서게 되는 것도 그런 자신감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습도 더 열심히 하게 됐다.
보통 매일 4시간씩 하던 연습도 요즘은 방학을 맞아 8~9시간씩 매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 연주자들을 매주 한 번씩 만나 2시간 정도 집중 레슨도 받고 있다. 조기준군은 "큰 도움을 받고 있으니 1분, 1초도 아까워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5일 경기 과천시민회관에서 국내 마지막 공연을 마친 뒤, 사회 각계로 나간 졸업생 57명과 함께 8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11일 오후 8시, '세상을 바꾸는 까까머리 소년들의 자선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카네기홀 무대를 밟는 한국인으로 우뚝 서게 된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 에리트베이직의 사회공헌활동
1969년 엘리트학생복을 시작으로 한국의 대표적 교복업체로 성장해 온 에리트베이직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에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일념으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캠페인으로, 나눔문화의 확산을 위해 엘리트학생복 대리점 점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마음 봉사단'을 결성하는 등 광범위하고 직접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에리트베이직은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청소년문화지원', '자원봉사활동', '기부ㆍ후원 활동'의 세 분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우선 '청소년 문화지원 부문'에서는 소외계층 청소년들이 역사, 문화 등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엘리트 나라사랑캠프'를 비롯해 건전한 청소년 게임문화 확산을 위한 '엘리트스쿨리그' 개최, 전국 초중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효를 실천하는 학생을 뽑아 장학금을 지급하는 '엘리트 孝장학금' 등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Love elite Love School'행사를 진행하고 전국 250개 엘리트학생복 대리점은 청소년들의 건전한 모임장소로 개방하고 있다.
'자원봉사활동'에서는 나눔이 필요한 곳곳에 손길이 갈 수 있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2008년 10월 출범한 '엘리트 한마음 봉사단'은 엘리트학생복 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해서 전국 각 지역의 대리점주들이 참여해 사회 곳곳에서 에리트베이직의 이름으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또 보존의 손길이 필요한 전국의 문화재들을 소중하게 지켜내기 위한 '문화재지킴이'활동도 지난해부터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어 돕고 있다. '사랑의 나눔 도시락배달', '연탄배달', '전직원 헌혈행사'등 이웃사랑이라면 모든 직원이 발벗고 나서는 것도 에리트베이직의 아름다운 문화다.
기부와 후원에도 에리트베이직은 앞장서고 있다. 교복업체이다 보니 무엇보다 교복 기증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가정폭력 피해 가정에게 교복을 지원하는 행사를 영화배우 유지태씨의 제안을 받아 열고 청소년 17명에게 교복을 전달했다. 2007년에는 국제 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을 통해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1,000만원 상당의 교복을 기증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매년 중국 극빈 아동들에게 교복을 기증하는 사업은 이미 일상이 됐다.
나눔에도 적극적이다. 2007년 8월에는 새로운 사옥을 지어 이전했는데, 협력업체들의 축하 화환을 쌀로 대신 기부 받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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