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방학'에 들어갔던 프로농구가 5일 다시 기지개를 켠다.
시즌 종료까지는 팀 당 11~14경기밖에 남지 않은 만큼 후반기라기보다 사실상 종반전이다. 종반전 최대 관심사는 정규시즌 1위와 6위. 4일 현재 1위 울산 모비스와 2위 전주 KCC의 승차는 1.5경기, KCC와 3위 부산 KT의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6위 서울 삼성과 7위 인천 전자랜드의 승차는 3.5경기, 1위 싸움보다는 다소 흥미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스타 방학' 직전에 삼성은 죽을 쒔던 반면 전자랜드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기에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 1위 전쟁 최대 변수는 하승진
1위 전쟁의 최대 변수는 하승진(KCC)이다. 하승진이 건재하다는 전제하에서 KCC의 우승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승진은 그러나 지난달 30일 올스타전 행사에서 무리한 탓에 왼 종아리 부상이 악화되고 말았다. 전치 6주 판정을 받은 하승진의 정규시즌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KCC가 약해진 틈을 타 모비스는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 KT는 창단 후 첫 1위를 노린다. KT는 전신 광주 나산과 여수 코리아텐더를 포함해도 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1위를 해본 적이 없다. 전력상 모비스가 가장 앞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KT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KCC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1위 등극에 도전한다.
▲ 서장훈 매직은 계속될까
서장훈(전자랜드)이 가는 곳에 늘 6강 티켓은 있었다. 서장훈은 지난 시즌 중반 KCC에서 전자랜드로 옮긴 뒤에도 팀의 상승세를 이끌며 6강 선봉장이 됐다. 만일 이번 시즌에도 전자랜드의 6강 진출이 이뤄진다면 '서장훈 매직'은 '연속 12'로 늘어난다.
정규시즌에서는 6강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지만 누구도 삼성의 저력을 무시하지는 못한다. 삼성은 2007~08, 2008~09시즌에도 객관적인 열세를 딛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14경기를 남겨둔 삼성은 일찌감치 6강을 확정한 뒤 플레이오프 대비에 들어가겠다는 심산이다. 이상민 강혁 이규섭 등 베테랑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이승준이 팀플레이에 녹아 든다면 올해도 '일'을 내지 말란 법은 없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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