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각국이 군비감축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중국은 오히려 군비를 급속도로 확대해 지금까지의 '국토방위'에서 '군사력의 세계 전개'로 전략을 전환했다고 영국국제전략연구소(IISS)가 분석했다고 외신들이 4일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전날 발간한 국제군사연감 '군사력 균형(Military Balance)' 2010년판에서 지난해 10월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31A' 등 최신예 미사일을 대대적으로 선보인 점에 주목해 중국이 지금까지 '육군 주도의 대륙적 사고에서 발상을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연감에 따르면 중국군은 최근 들어 육군에 비해 해ㆍ공군의 현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군함의 경우 현대화율이 2004년 7%에서 2008년 25%로, 잠수함은 10% 이하에서 46%로 늘어났다. 임무수행 범위가 넓어진 제4세대 전투기 보급률도 10%에서 20%로 증가했다.
중국은 급격한 경제발전을 통해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 등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자국의현실을 감안해 세계 각 지역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2008년부터 '국제 안보질서 속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려 하고 있으며 안보전략의 역사적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국군은 작전과 훈련에서 ▦자원ㆍ무역로 확보 ▦테러 대책 ▦소말리아 해적 대책 등 다각적인 임무 수행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아이티 지진 참사에서도 인민해방군 등으로 구성된 국제구조팀을 미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신속히 파견했다.
연구소는 중국의 2009년 군사비가 전년 대비 15% 늘어난 약 700억 달러(80조원)로 알려져 있지만 여기에는 무기 개발ㆍ연구비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실제 군사비는 2008년 이미 82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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