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21일째 단식 농성을 해온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휠체어에 의지한 채 대정부질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양 의원은 이날 양복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나왔으나 단식으로 11㎏의 체중이 빠진 데다 수염도 깎지 않아 매우 수척한 모습이었다.
또 전날 탈진으로 한차례 쓰러지고 부정맥 증상까지 나타나 이날 동료 의원과 보좌진은 가슴 졸이며 양 의원의 질문을 지켜봤다. 국회 사무처측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사당 인근에 앰뷸런스를 대기시켰다.
양 의원은 힘겹게 입을 떼면서도 '송곳' 질의를 하면서 정운찬 총리를 몰아세웠다. 그는 "행정부처를 이전하면 나라가 거덜날지 모른다"는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이런 '막말'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또 최근 총리실에서 단식 농성 중인 자신을 만찬에 초대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총리실의 정무기능 부재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단식을 빨리 거두시고 건강을 추스르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도 세종시 수정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양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 직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단식 중단을 권했지만, 양 의원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단식을 계속 하겠다"며 수액 치료를 거부했다고 보좌진이 전했다.
이동현 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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