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당내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4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세종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의원은 친박계이지만 요즘 박근혜 전 대표와 소원한 관계인데다 세종시 원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어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촉각이 모아졌다.
정 대표는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의원에게 "식사를 하자"는 쪽지를 보냈다. 김 의원은 "정운찬 총리와 부산ㆍ경남 의원들의 오찬이 잡혀 있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정 대표는 4일에도 같은 내용의 쪽지를 다시 보냈고, 이번엔 김 의원이 응해 오찬이 성사됐다.
정 대표는 최근 김 의원에게 잇단 '러브 콜'을 보냈다. 지난 달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할 때 김 의원에게 함께 가자고 제안했고, 최근 당직 인선 과정에서 김 의원에게 당 인재영입위원장 자리 등을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적절하지 않다"며 두 가지 제안을 모두 고사했다.
요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박근혜 전 대표를 공격하고 있는 정 대표가 김 의원에게 공을 들이는 배경에 대해 당 관계자들은 "정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당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일부 친박계 인사들을 설득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찬에서 정 대표는 세종시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당 대표와 의원의 관계로 만났을 뿐"이라며 "숨길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측근은 "정 대표가 정치적 경험이 많은 김 의원에게 조언을 들으려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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