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4일 신임 사무총장에 3선의 정병국(52, 경기 양평ㆍ가평) 의원을 임명하는 등 일부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신임 정 사무총장은 친이계로 당 홍보기획본부장과 17대 대선 당시 선대위 미디어홍보단장을 지냈으며, 현재 당 방송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신임 여성 대변인에 검사 출신 초선인 친이계 정미경(45) 의원을 임명, 조해진 대변인과 공동 대변인을 맡도록 했다.
한나라당은 인재영입위원장에 4선의 중도개혁 성향인 남경필(45) 의원, 지방선거기획위원장에 재선의 친이계인 정두언(53)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번 당직 개편은 정 대표 체제가 힘을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정 대표가 지난해 9월8일 대표직을 승계한 뒤 약 5개월만에 자신의 의지대로 당 체제를 정비한 셈이기 때문이다. 장광근 전 사무총장 교체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있었으나 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협의해 결국 자신의 의중대로 인사를 관철시켰다.
신임 당직자들의 특징을 살펴봐도 '정몽준 색채 강화'를 읽을 수 있다. 우선 정 총장이 친이계 인사이긴 하지만 정 대표가 직접 뽑은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또 남경필 정두언 의원이 당내 중도 소장개혁 그룹인 '통합과 실용' 의 대표적 멤버라는 점에서 정 대표가 당내 중도 진영을 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테면 당직자의 계파 색채 농도를 좀 옅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신임 당직자 4명이 모두 수도권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
또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정씨 성을 가진 당직자가 다수 포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정 대표의 당 장악력 강화 전망과 맞물려 중의적 의미의 '친정(親鄭)체제'라는 말도 나온다.
경기 양평 출신으로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나온 정 총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뒤 대통령 부속실장 등을 역임했다. 2004년에는 소장개혁파로 활동, 남경필, 원희룡 의원과 함께 '남원정'이라는 조어를 낳았다.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나온 정 대변인은 검사를 거쳐 18대 총선 때 경기 수원 권선에서 당선됐다. 4선 중진인 남 인재영입위원장은 한나라당 대변인과 경기도당 위원장 등을 지냈다. 정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탄생 공신으로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냈다.
한편 조윤선 대변인은 2008년 3월17일 18대 총선 직전 임명된 지 690일만인 이날 대변인직에서 물러나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남겼다. 조 의원은 퇴임의 변을 통해 "앞으로 박수 받는, 닮고 싶은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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