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4일 "자기 정치집단의 보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의원들의 세종시 찬반 입장이) 달라지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며 세종시 수정 추진을 반대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자신이 속한 정당이나 계파 보스의 입장을 국민의 뜻을 대변해야 하는 의원 본분보다 앞세우기 때문에 세종시가 정쟁의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또 "(세종시 문제는) 엉터리 계획을 만든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러저러한 이유로 동의해 준 사람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내포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발언은 정몽준 대표와 박 전 대표가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여권 주류와 친박계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어 정 총리는 "8년 전 세종시 문제가 나온 것은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외람되게 아이디어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면서 "정치인들이 최근 지역에 가서 세종시 반대 입장을 말하는 것도 어떻게 하면 그 지역에서 표를 잘 얻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서라고 본다"고 세종시 수정 반대 세력을 비판했다.
정 총리는 또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통과 전망과 관련해 "수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 것은 상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수정안 통과 실패 시 책임론에 대해선 "저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계파 보스' 발언에 대해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총리가 저급한 용어로 정치권을 비하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면서 "정 총리 논리대로라면 세종시 폐지안을 주장하는 정 총리와 친이계 의원들은 이명박 계파 보스의 뜻에 따라 처신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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