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금융위기를 벗어나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중국의 출구 전략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신흥국이나 선진국에 비해 경기회복 속도가 빠른 가운데 지난달 중앙은행은 유동성 회수를 위해 3개월과 1년 만기 국채의 발행 금리를 각각 0.04%포인트, 0.08%포인트 올리고, 지급준비율은 15.5%에서 16.0%로 인상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지난달 19일 국무원 4차 전체회의에서 신규대출의 부실위험을 관리해 주택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신규대출 중단 조치까지 취했다. 사실상 출구전략이 시작된 셈이다.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
급작스럽게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출구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중국 경제는 경기회복 후 기업의 신규 대출 및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이 줄곧 늘고 있다. 정부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2009년 연간 신규대출은 9조6,000억 위안에 달해 2008년 4조9,000억 위안의 2배 가까이로 급증하였다. 게다가 올해 들어 1월 첫 주 대출액만 6,000억 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직접투자 자금유입 규모도 2005년 724억 달러에서 2008년 1,083억 달러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 통화량이 지나치게 증가한 것이다.
둘째, 통화량 증가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09년 연평균 8.7% 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경제성장이 예상 수준을 넘었고 소비자 물가도 상승세다. 소비자 물가 중 식품 물가지수는 2009년 10월에 전년 동월대비 1.1%, 11월에 2.2%로 급상승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이달 초 외신에“물가 상승률이 금리 수준을 넘으면 금리 인상 신호”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급속한 경기 회복이 주가 상승과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자산가격 버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도 중요한 이유다. 중국의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올해 1월 말 3,100대까지 회복해 2008년 11월 14일 저점인 1,740.0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또 주택가격 지수는 지난해 3월 98.7로 2008년 1월의 111.3보다 12.6포인트 하락했다가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해 12월 107.8까지 올라갔다.
중국의 출구전략 실행은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경제성장 둔화, 자산가격 상승세 약화, 위안화 가치 상승, 수출 감소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오르면 위안화 가치가 오르고,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구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중국 경제의 지속안정 성장의 기반이 마련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원화가치 동반상승과 수출 감소, 주식 등 자산가격의 변동성 증대, 성장 둔화 등과 같은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안정될 경우 중국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정부는 단기적으로 중국의 출구전략 추진에 따라 예상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외환시장 안정, 수출선 다변화, 국제자금동향 모니터링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안화 가치 절상에 의한 원화 환율의 급격한 절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책 당국의 환율 미세조정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중국 등 각국의 출구전략 확대로 신흥아시아 국가에 대한 핫머니 흐름의 변동성이 증대될 수 있다. 국제 자금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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