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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핵심기술 하이닉스에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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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핵심기술 하이닉스에 유출

입력
2010.02.0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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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원대 가치로 평가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기술이 6년 동안 해외 협력업체를 통해 경쟁사인 하이닉스반도체로 무더기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술유출에 가담한 핵심인물인 삼성전자 연구원이 협력업체의 미국본사로 자리를 옮겨 해외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중희)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작기술과 영업비밀을 빼내 하이닉스에 넘긴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로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업체 AMAT사 부사장 곽모(47)씨와 AMAT의 한국 자회사인 AMK사 팀장 김모(41)씨를 구속기소하고 신모씨 등 이 업체 직원 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로부터 반도체 기밀을 건네받은 하이닉스반도체 전무 한모(51)씨를 구속기소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AMAT사 직원에게 직접 반도체 개발계획 등을 넘긴 삼성전자 과장 남모(37)씨 등 기술유출에 가담한 두 회사 직원 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아울러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기술을 유출한 나모씨를 지명수배했다. 나씨는 올 초 AMAT로 이적하면서 미국으로 건너가 검찰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AMAT는 세계1위 반도체 장비회사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반도체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기술유출을 주도한 곽씨는 AMK사 팀장 김씨와 짜고 2005년 3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80나노급 이하 D램과 70나노급 이하 낸드 플래시 제작공정 등 국가핵심기술 40건을 포함한 영업비밀 95건을 빼내 이 중 13건을 하이닉스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합법적 수출 시에도 정부통제를 받아야 하는 첨단기술이다. 반도체 제작을 총괄하는 하이닉스 전무 한씨는 부하직원과 함께 AMK사 등 자사협력업체 회의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기밀 9건을 넘겨받은 혐의다.

검찰조사결과 AMK사 직원들은 반도체 제작장비 설치와 관리를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드나들면서 반도체 기밀을 몰래 갖고 나오거나 친분이 있는 삼성직원들로부터 구두로 정보를 캐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는 반도체 제작공정뿐만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 개발계획,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계획, 거래업체 정보 등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기밀도 포함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직접피해는 수천억원으로 추정되지만 후발주자와의 기술격차가 줄어 발생하는 간접피해까지 따지면 수조원대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측은 "일부 직원들이 비공식적인 정보를 수집하면서 일어난 일"이라며 "우리회사의 공정개발과 양산과정에 삼성의 제작공정 기술을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이닉스측은 AMK사가 수집한 자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됐는지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진정서도 냈다.

삼성전자측은 "반도체 핵심기술이 해외 반도체업체로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있어 국가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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