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교회 "남성 신자 잡아라" 이종격투기 교습 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교회 "남성 신자 잡아라" 이종격투기 교습 붐

입력
2010.02.03 23:10
0 0

"우리는 오늘밤 당신의 대리인이 되길 기도합니다. 꼭 이기게 해주세요."

목사는 선수를 위해 기도한다. 잠시 후 "강펀치를 날려", "머리, 머리를 쳐" 링밖의 신자들은 계속 외치지만 시합은 지고 만다. 이제 목사는 "신이 항상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는 건 아니다"고 지도한다.

신자들이 하고 있는 것은 과격하고 거친 스포츠로 이름난 이종격투기(Mixed Martial Art). 뉴욕타임스(NYT)는 2일 교회에 무관심한 젊은 남성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종격투기 교육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언뜻 들으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신자수를 늘리기 위한 교회의 필사적인 몸부림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종격투기를 도입한 교회는 주로 백인 복음주의 교회로, 킥 복싱과 레슬링 등을 종합한 격투 기술을 가르친다. 현재 700개 교회가 시행 중이다. 목사들은 교회가 점점 여성과 아이들 위주로 바뀌면서 18세에서 34세 사이의 남성들이 교회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남성 신자들을 유인하는 것뿐 아니라 목사들과 신자들에게 강한 남성성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들 교회는 예수가 믿음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투쟁했는지를 주제로 한 특강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이른바 격투 시청 파티를 열기도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종 격투기 행사를 교회로 유치해 치르는 곳도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 남성층들이 환영하고 있다. 전직 갱 조직원이었던 마이크 톰슨(32)은 "사람이 선한 것을 위해 싸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운동과 신앙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했다.

로체스터의 빅토리 침례교회 목사이자 파이트 코치인 폴 버레스(35)도 "교회에서 격투기를 배우면서 영혼과 정신뿐 아니라 신체능력을 고양시킬 수 있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NYT는 복음주의 교회가 이미 록 음악, 스케이트보딩, 요가 등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수단을 동원해왔지만 이종격투기의 도입은 가히 획기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