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왼발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울산)이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 출전이 끝내 좌절됐다. 연습경기 도중 왼 발가락 골절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회 연속 동아시아대회 우승을 노리는 '허정무호'에도 상당한 전력차질이 예상된다.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은 3일 전날 목포시청과의 연습경기 뒤 진행된 회복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왼 발등뼈 부상을 당한 염기훈의 X-ray 촬영결과, 선(금)이 발견됐다.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동아시아대회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인 터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염기훈은 2일 목포 국제축구센터에서 진행된 목포시청과의 연습경기(5-2 승) 도중 과거 수술을 받았던 왼 발등뼈 통증을 호소했고, 목포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발등뼈 피로골절이 의심된 염기훈은 이날 오후 목포 국제축구센터를 떠나 3일 지난해 수술을 집도한 서울 노원구 하계동 을지병원 이경태 박사로부터 정밀검사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밀 검사결과 염기훈의 왼 발 새끼 발가락과 발등 사이의 중족골이 반 골절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술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염기훈은 내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치러질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출전도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허 감독이 "코트디부아르전 출전 선수가 사실상 월드컵 엔트리"라고 밝힌 점, 발등뼈 피로골절에 따른 골절 상태가 확인돼 치료와 재활에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경기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염기훈은 고질적인 발등뼈 부상으로 번번이 대표팀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염기훈은 전북 현대에서 울산으로 이적이 결정된 2007년 7월 아시안컵 일본과의 3ㆍ4위 결정전에서 오른쪽 발등뼈를 다쳐 석 달여간 그라운드를 떠났다. 2008년 4월 수원 삼성과 K리그 경기 중 왼 발등뼈를 다쳐 결국 그 해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와일드카드(23세 이상)에서 제외됐고, 지난해 3월 또 다시 왼 발등뼈 부상이 재발해 수술을 받았다. 발등뼈 부상만 이번이 네 번째로 부상 악재가 늘 염기훈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축구 대표팀은 부상한 염기훈을 대신할 선수를 추가 선발하지 않고 22명의 엔트리로 4일 일본 도쿄로 떠나 홍콩(7일) 중국(10일) 일본(14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목포=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