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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는 짧고 개봉작은 많고… 울상짓는 극장가

입력
2010.02.0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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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도 너무 짧다." 영화 관계자들의 입에서 탄식이 쏟아진다. 올해 설 연휴가 3일(13~15일)로 대목이라 하기에는 민망할 수준으로 짧기 때문이다. 귀성, 귀경 시간까지 따져보면 영화 볼 여유는 딱히 없어 보인다. 게다가 새 개봉작 7편을 포함, 15편 가량의 영화가 세뱃돈을 겨냥할 태세여서 특정 작품이 대박을 노리긴 어려운 형편이다.

우선 설 연휴 극장가 상차림은 풍성하다. '공자: 춘추전국시대'와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 '울프맨'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발렌타인 데이' '유 윌 미스 미' '원피스 극장판 10기' 등이 새로 개봉한다.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 '울프맨'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제작비 1억 달러 이상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자'도 350억원 가량을 쏟아 부은 중국산 대작이다. 연인 관객들을 노린 '발렌타인 데이'와 '유 윌 미스 미'도 만만치않은 관객 동원력을 보일 듯하다. 서로에게 호락호락한 상대들이 아닌 셈. 더군다나 흥행 열풍이 꺾이지 않는 '아바타'와 충무로의 기대작 '의형제' 등도 설 대목 경쟁에 합류할 예정이라 치열한 흥행 싸움이 예상된다. 멀티플렉스 CJ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은 "연휴가 짧아 설 연휴 시장 전망이 약간 부정적"이라면서도 "좋은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는 점은 극장 쪽에 호재"라고 말했다.

이른바 '틈새 대목'인 발렌타인 데이 특수를 따로 누릴 수 없는 점도 극장가를 울상짓게 만든다. 올해는 설날이 발렌타인 데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올 설 연휴는 보통 때 주말과 별반 다르지 않아 특수를 기대해선 안 될 것"이라며 "로맨틱 코미디가 아무래도 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짧아도 설날인데"라며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가족 단위 관객들이 극장을 찾으면 여느 주말보다는 붐비지 않겠냐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연휴가 더 길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설날이니 좋은 흥행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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