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인이냐, 전 남편이냐." 올해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은 옛 부부의 대결장으로 됐다.
2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발표에 따르면 제임스 카메론(사진 왼쪽) 감독의 3D 영화 '아바타'와, 이라크전을 다룬 캐슬린 비글로(오른쪽) 감독의 '허트 로커'가 제82회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 9개 부문 후보에 각각 올라 최다 부문 후보작들이 됐다.
카메론과 비글로는 1989~91년 부부로 함께 살았던 사이. 어제의 부부가 오늘의 적이 된 셈이다. 카메론은 올해 골든글로브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고, 비글로는 미국감독조합상 감독상, 미국프로듀서조합상 최우수미국영화작품상을 각각 수상했다.
1943년 이후 5개 후보만을 선정해왔던 작품상 부문에는 관례를 깨고 두 작품 외에도 8편의 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SF영화 '디스트릭트 9'과 애니메이션 '업',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미식축구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경제불황을 다룬 '인 디 에어', '심각한 사나이',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에듀케이션'과 '프레셔스' 등이 작품상을 높고 경쟁한다. 성폭력에 시달리는 빈민가 10대 흑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리 다니엘스 감독의 '프레셔스'는 흑인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는 사상 최초로 작품상 후보가 됐다.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7일 오후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