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소설에서 국민 연극으로'. 제작사 신시컴퍼니가 내세운 문구다. 신경숙 작가의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가 연극으로 거듭난다. 지난 해 최단 기간 100만부 판매를 돌파, '엄마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 작품이 두 달간의 무대 장정에 들어간다.
어느 날 엄마가 없어졌다. 이 연극은 엄마를 찾아가는 추리 과정을 그린다. 급한 마음에 서울역부터 뒤지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모성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한 인간, 한 여인으로서의 엄마를 너무 오랫동안 모른 체 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대의 중심은 가족 성원 각자가 간직한 엄마의 파편적 이미지를 복원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원작자 신씨는 "소설에서 모호하게 처리한 부분이, 직접적 소통을 우선시하는 연극 무대에서는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14개의 무대 장면과 다양한 음악 장치 등은 그 기대의 일부다. 장녀와 엄마 등으로 시점이 바뀌며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등 원작이 구사하고 있는 다양한 서술 기법이 자연스레 재배치되는 것도 연극 무대가 갖는 맛이다.
TV 탤런트로 잘 알려진 정혜선이 엄마로 나와 49년 연기 생활로 단련된 노련한 연기를 선보인다. 연극 배우 서이숙(큰딸)을 비롯, 길용우(큰아들), 심양홍(남편) 등 TV 드라마로 낯익은 배우들이 협연하고 원로 배우 백성희씨가 특별 출연한다.'인류 최초의 키스'등의 희곡 작가 고연옥씨가 대본을 썼고, MBC TV '제 3공화국'을 만든 고석만씨가 연출한다. 무대 디자인은 정제된 무대미술과 장치를 선보여 온 박동우씨가 맡았다. 3월 23일까지 세종M씨어터. (02)399-1114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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