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대 1의 경쟁을 뚫고 뽑힌 창작 희곡의 연극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희곡 창작 활성화를 위해 2008년 시작한 '창작예찬'의 세 번째 무대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창작예찬'은 공모를 해서 선정한 창작 희곡에 공연 제작비를 전부 대주는 사업.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호평을 받은 '원전유서'가 첫 해 수혜작이다. 올해는 50편의 응모작 가운데 '고요한 아침의 호텔'과 '등화관제' 두 편을 선정했다.
중견작가 홍원기씨가 쓴 '고요한 아침의 호텔'은 산장카페와 인근 투견장을 배경으로 적막함과 잔혹을 동시에 즐기는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상부상조하던 두 사업장의 주인은 돈 욕심 때문에 사이가 벌어지고 그들의 아들 딸은 아슬아슬한 사랑을 나눈다. 흥미진진한 전개에 시청각을 활용한 영상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으로 '소재가 참신하고 메시지가 분명하다'는 평을 받았다. 김태운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가 연출한다.
신진작가 김민정씨의 '등화관제'는 등화관제 훈련이 이뤄지는 30분 동안 마을금고를 터는 이야기. 일정 시간 동안 강제로 점등을 제한하는 등화관제는 198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에서 하던 전쟁 대비 훈련 중 하나다. 세련되고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이 작품에서 청순한 외모의 여주인공은 어둠 속에서 인간의 더러운 욕망을 적나라하게 연기한다. 임경식 극단 숲 대표가 연출을 맡는다.
'고요한 아침의 호텔'은 3~7일, '등화관제'는 10~14일 공연한다. 전석 1만원. (02)3668-0046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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