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라면이 많이 팔리면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만드는 건데…"
37년만에 부활한 '롯데라면'을 놓고 롯데가의 '형제 전쟁'쪽으로 얘기가 흘러가자, 정작 이 라면을 만든 한국야쿠르트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30일 롯데마트가 의뢰한 자사브랜드(PB) 제품 롯데라면을 출시했다.
롯데측은 이 제품을 롯데마트뿐 아니라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에서 판매할 방침.
예전 롯데공업(농심의 전신)의 추억을 연상케하는 '37년만의 부활'이란 타이틀까지 내건 점을 보면, 롯데는 차제에 업계 1위 제품인 농심 신라면의 아성에까지 도전해보겠다는 심산이 듯 하다.
때문에 업계에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형)과 신춘호 농심 회장(동생) 간에 '라면 전쟁'이 벌어졌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사태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롯데라면 제조사 한국야쿠르트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말이 롯데라면이지, 엄밀히 말하면 야쿠르트라면이기 때문이다. '무늬'만 롯데인 것을 두고, '형제간 전쟁'이니 '롯데라면의 부활'이니 운운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반응이다.
더구나 PB상품으로 신라면의 아성을 깬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앞서 나간다는 것이다. 실제 신라면의 지난 해 매출은 3,000억원이 넘는 반면 한국야쿠르트의 PB라면 매출은 홈플러스, 보광훼미리마트, GS25 등에 공급하는 물량을 다 합쳐도 2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야쿠르트가 예상하는 롯데라면의 매출액도 현재로선 3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롯데측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매출확대 효과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관계자는 "아직까지 라면시장은 대형마트보다 편의점 등 일반 시판 위주지만 그래도 롯데 정도의 브랜드라면 라면시장의 철옹성 같은 존재였던 농심에 견줘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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