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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건설사 잡는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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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건설사 잡는 "…카더라"

입력
2010.02.0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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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건설 워크아웃설-

"지방 미분양과 중동 해외 사업에 진행 안돼 직원 체불이 7개월치에 달한다. 어음 25억원을 막지 못해 대주단 가입했으며, 채권단 실사 후 워크아웃 들어갈 것."

B건설 유동성 위기설-"유동성 위기 때문에 신규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장도 회사 유동성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C건설 부도설-"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져 3월이면 부도날 것."

D건설 매각설-"분양 수익금을 회사가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하고 채권 은행에서 도맡아 관리하다시피 하고 있다. 워크아웃이나 다를 바 없다. 인수자 물색 중이다."

연초부터 일부 중견 건설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휘말리고 있다. 성원건설이 최근 사실상 채권단 관리체제로 넘어갔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장 실패로 건설업체 보증을 선 금융기관이 대지급을 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 악성 루머가 급속히 번지면서 일부 멀쩡한 업체마저 자금압박에 빠지는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원건설의 유동성 위기설이 퍼지면서, 이 회사 주가가 지난주 금요일 이후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달 25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대주단 협약에 가입했으며, 최근 7개월 가량 임직원들에게 총 130억원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여부를 가릴 회계법인 실사가 진행 중이다.

S증권도 PF보증을 선 건설업체의 부도로 최근 190억원을 물어줬으며, W은행 등은 PF대출로 빌려준 357억원 가운데 265억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업체의 이같은 자금난을 예견된 일로 받아 들이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과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도, 올들어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채권은행의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생태계에서 허약한 업체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문제는 일부 건실한 업체마저 흉흉한 소문에 휘말리는 바람에 '흑자 부도'의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건설사 신용등급 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B건설사의 경우 최근 '유동성 문제로 신규 분양일정이 지연되고, 기존 PF 연장도 힘들다'는 소문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서류상의 문제로 PF 연장 승인이 지연되면서 시장에서 오해를 한 것 같다"며 "비록 경영여건이 잘 나갈 때만큼 양호하진 않지만, PF도 연장됐고 신규 분양도 곧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문을 듣고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는 금융기관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덧붙였다.

C사도 최근 '3월 부도설'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의 항의문의가 빗발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곤혹을 치렀다. 결국 C사는 허위사실 유포자 색출에 나서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D업체는 뜬금없는 매각설에 휩싸인 경우. 이 회사에 따르면 '분양 수익금 전액을 채권은행이 관리 중이다', '채권단이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분양시기나 분양금 회수ㆍ관리 등에 대해 채권은행과 협의해 진행하는 경우는 있지만, 멀쩡한 회사가 갑자기 팔린다는 소문에는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계 상황에 몰린 일부 업체의 자금난이 우량 업체로 번지지 않도록 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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