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0 4개년 국방검토(QDR)’ 보고서를 통해 주한미군의 한반도 이외 지역 차출 가능성을 공식 언급, 주한미군을 ‘전략적 유연성’ 개념에 따른 기동군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반도 방위만을 책임지는 ‘붙박이 지역군’이던 주한미군이 전세계 분쟁지역에 언제라도 차출될 수 있는 ‘전진주둔군’ 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미국의 중장기 방위목표와 전략을 담아 4년 주기로 발행하는 2010 QDR 보고서에서 “주한미군은 ‘전진배치’에서 가족을 동반하는 ‘전진주둔’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주한미군을 전 세계 우발사태 지역으로 차출, ‘군 병력의 풀(pool)’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1년 단위로 순환 배치되는 주한미군의 근무기간이 3년 주둔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가족을 동반하는 장기 주둔이 정착되는 3, 4년 후에는 주한미군도 본격적으로 해외 분쟁지역에 파병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핵심 주요 보직에 근무하는 장병들은 가족을 동반, 2012년 4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까지 3년간 근무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족 동반 장병은 2,135명에서 4,350명으로 늘어났다. 미군은 장기적으로 이를 1만4,250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국 국방부는 2일 “주한미군 차출에 따른 보완책은 양국이 협의할 문제”라고 밝혔다. 실제 한미 양국은 유사시 주한미군 차출 규모와 기간, 차출 시 대체전력 투입 등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6월로 예상되는 한미 국방ㆍ외교장관의 ‘2+2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주 의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는 또 북한을 이란과 함께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보유 국가로 명기, 미사일방어(MD) 체제의 주 타깃이 북한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QDR 보고서와 함께 공개한 ‘탄도미사일방어계획 검토’ 보고서에서 “2006년, 2009년 대포동 2호 실험 발사는 실패로 간주되지만, 북한이 조만간 성공할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며 “북한이 10년 내 국가안보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성능이 입증된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언급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능력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고체추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개발했으며, 이동용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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