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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장사 할머니' 한밭대에 15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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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장사 할머니' 한밭대에 15억 기부

입력
2010.02.0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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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할머니가 한밭대에 15억2,000만원 상당의 장학기금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길분예(92ㆍ대전 서구 도마동) 할머니. 길 할머니는 2008년 8월 한밭대에 1억2,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내놓았고 지난해 9월에는 현금 8,000만원을 기부했다. 이어 지난달 12일 13억 원 상당의 상가 건물을 기탁한다는 상속 유언을 공증했고, 보름 여 뒤인 29일 현금 2,000만원을 또 기부했다.

길 할머니는 한밭대 설동호 총장에게"90년 넘게 살아보니 국가와 이웃이 나에게 얼마나 큰 사랑과 자비를 베풀었는지 알게 됐다"며 "나는 초등학교도 못 나와 일자무식이지만 내 돈이 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데 쓰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학교 관계자는 "할머니께서 아들과 손자에게는 충분히 먹고 살 만큼 줬으니 나머지는 기부하고 가겠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고 전했다.

길 할머니는 미나리를 길러서 파는 것을 시작으로 보따리 장사와 상가 운영 등을 하며 수십억 원대의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할머니는 상가의 40㎡ 남짓 되는 집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길에 버려진 폐휴지와 재활용품을 보면 주워뒀다가 고물상에 넘길 정도라고 지인들은 전했다.

한밭대는 할머니의 법명을 딴 '선명화 장학재단'을 설립, 평생교육원의 무료강좌 개설 기금 등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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