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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적게 자도 덜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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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적게 자도 덜 피곤하다

입력
2010.02.0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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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들보다 수면시간이 짧아도 피곤함을 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AFP 등 외신이 1일 보도했다.

영국 서리대학 연구팀이 이날 건강한 성인 110명을 대상으로 조사, ‘수면학 저널’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면장애가 없는 건강한 노년층(66~83세)은 하루에 중년층(40~55세)에 비해 20분, 젊은층(20~30대)보다는 23분 정도 잠을 덜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년층일수록 잠을 깨는 횟수와 잠이 든 뒤 다시 깨어있는 시간이 증가하는 반면, 깊은 잠을 자는 숙면시간은 크게 적었다. 가령 젊은층의 숙면시간이 118분인데 비해 중년층은 85분, 노년층은 84분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처럼 나이가 들수록 객관적인 수면의 질은 떨어지는 데도 젊은 층에 비해 낮 잠도 덜 자게 되고, 피로도 덜 느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건강한 노년층이 젊은 사람들처럼 밤에 잠을 설쳤다고 낮에 졸립다고 말하면 오히려 비정상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노화가 진행될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뭘까. 이미 경험해 새로울 것도, 흥분할 것도 없는 사안들에 대해 우리의 뇌가 신경을 쓰지 않아 생기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뇌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미국 텍사스주 베일로 의과대학의 뇌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먼 씨는 “첫 키스나, 어린 시절의 생일파티, 여름 방학 등 첫 경험에 대해 우리의 뇌는 수많은 정보를 상세하게 저장하기 때문에 이를 다시 떠올리면 ‘슬로모션’처럼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데, 이는 뇌가 일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기억의 창고가 가득 차 있어 ‘부팅’해야 할 정보가 많으면 실제보다 느리게 여겨지는 반면 나이 들어 모든 것이 일상화한 상태에서는 우리의 뇌도 ‘대강’만을 저장해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 이글먼 씨는 “직장에 첫 출근하는 날 차를 몰고 가던 길이 매우 멀게 생각됐다가 그 이후엔 전혀 그렇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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