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리콜 문제와 관련해 미국 언론의 비판이 연일 계속되고 미 의회가 청문회까지 준비하자 일부 일본 언론이 자국의 자동차산업 부활 등을 노린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도요타 때리기’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나아가 도요타 사태가 미일 외교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2일 “도요타가 가속 페달 개선책을 발표해 수습에 나섰지만 미국에서는 고충이 잇따른 (도요타)급가속 문제가 초점”이라며 “미 자동차산업의 부활을 노리는 오바마 정권과 의회가 ‘도요타 때리기’로도 볼 수 있는 자세로 문제 해명에 임할 전망이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도요타 때리기가 겨눈 창끝은 일본? 자동차산업 부활 노리는 미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요타 청문회를 위해 ‘빅3’의 거점인 미시간주 의원이 정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오바마 정권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부활’을 외치며 감독 책임을 다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정부 소식통은 ‘외교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하지만 일본 대표기업인 도요타에 대한 추궁은 일본의 여러 분야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달 30일 “요즘 미 언론에서 도요타의 품질 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날이 없다”며 일부 보도를 “과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요타와 제너럴 모터스(GM)의 합병공장 폐쇄를 문제 삼아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최근 주미 일본대사관 앞에서 “도요타가 미국의 고용을 붕괴시키고 있다”며 벌인 시위 소식을 전하며 “리콜 문제와 직접 관계는 없지만 반일 감정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또 “올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요타 품질 문제가 정치문제로 발전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 산케이신문 역시 미 의회의 철저 추궁 자세를 전하며 “도요타의 대응에 따라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 등으로 삐걱거리는 미일 관계의 추가 현안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는 최근 ‘과거 자동차 마찰이 재연한 것 같은 도요타 때리기, 1건의 사망사고가 악몽의 시작’이라는 소제목의 기사에서 미 자동차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리더십이 있던 GM이 파탄해 이제 미국 자동차산업은 질서가 없어졌다”며 “오바마 대통령도 가을 중간선거에 이겨야만 하기 때문에 자국 메이커 보호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도요타가 대응을 잘못하면 더욱 감정적인 ‘도요타 왕따’를 자초할지 모른다”고 말했다며 “도요타가 이처럼 신경질적인 시장에 어떻게 맞춰갈지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이 주간지는 덧붙였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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