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리콜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공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한 것도 따지고 보면 도요타를 벤치마킹했기 때문이다. 최근 양적 팽창을 달성한 현대ㆍ기아차도 부품 하나로 어렵게 쌓은 브랜드 가치를 일순간에 날릴 수 있다는 경고다.
한국전쟁과 1970년대 오일쇼크로 성장한 도요타는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가 불거지자 88년 미국 켄터키주에 직접 현지 공장을 건설, 생산에 들어갔다. 이렇게 해외진출을 시작한 도요타는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세계 27개국에서 53개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다. 문제는 부품 조달. 빠른 대응을 위해 현지 부품 회사를 활용했다. 2000년 이후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엔고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다 싼' 해외 부품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다. 결국 이런 문제가 이번 대량 리콜 사태의 전초가 된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는 97년 처음으로 터키에 진출, 현재 인도, 미국, 중국, 체코 등에서 10개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미국 조지아 공장이 준공식을 갖고, 중국 베이징3공장, 브라질 공장이 착공에 들어간다. 하지만 부품 조달 체계를 도요타와 달리했다.
국내 부품회사와 현대모비스가 동반 진출, 현지 공장 바로 인근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형태를 취했다. 부품 품질을 바로 확인하고 물류비를 절약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에도 위험요인은 있다. 부품회사의 품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대체재가 없어 곧바로 완성차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완성차의 경영악화가 그대로 부품사로 전이될 수 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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