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이상 구속되면 성공보수금 1억" 놀라운 수임료

'착수금 1,000만원, 피고소인 중 한 명 이상 구속되면 성공보수로 1억원 지급.'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가 형사사건을 맡으면서 받기로 한 수임료다.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2005년 동업자 C, D씨가 돈을 횡령했다며 형사고소하기 위해 검찰 간부 출신으로 갓 개업한 변호사 B씨를 찾아갔다. A씨는 B씨에게 사건을 맡아주는 대가로 착수금 1,000만원과 함께 C, D씨 중 한 명 이상이 구속되거나 이들과 합의가 성사되면 성공보수로 1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그런데 사건이 진행되는 중에 C씨가 사망했고, C씨의 남편과 D씨는 병원에 관련된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A씨와 합의를 했다. 성공보수는 반으로 감액해 B씨에게 지급했지만, 사건은 끝이 아니었다. C씨의 재산 중 일부를 C씨 부모가 상속받으면서 해당 합의를 무효라고 주장한 것. 결국 A씨는 "성공보수금으로 받은 5,000만원은 부당이득"이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김용중 판사는 A씨가 "사건이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성공보수로 받은 비용 5,000만원을 돌려달라"며 B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실제 합의는 이뤄졌고, 합의 당시 C씨 부모의 재산 상속을 몰랐던 점, C씨 부모가 합의를 무효라고 주장해도 C씨 남편 및 D씨와 이뤄진 합의까지 무효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