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기 팝 그룹 '시카고'가 2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전세계에서 1억장의 앨범을 팔며 '하드 투 세이 아임 쏘리' '이프 유 리브 미 나우' 등을 히트시킨 그룹으로 2003년에 이은 두 번째 한국 공연이다.
1967년 미국 시카고의 드폴대학 동창생들로 결성된 시카고는 로버트 램(키보드, 보컬)과 리 로크네인(트럼펫), 제임스 팬코(트럼본), 월터 패러자이더(우드윈드) 등 원년 멤버 네 명을 포함, 8명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43년을 시카고란 이름으로 살아온 팀의 리더 램(66)을 공연을 앞두고 이메일로 먼저 만났다. 램은 "한국인 아내가 더더욱 행복해한다. 다시 한국에 오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국 공연을 크게 기대했다.
램은 한국 관객을 '열광'이라는 단어로 기억했다. "한국 관객들이 굉장히 재미있어하고 우리 노래를 잘 알고 있었다.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산이 네 번 바뀌도록 활약하며 시카고가 내놓은 앨범은 34장이다. 램은 시카고가 오랜 시간 흔들림 없이 팬과 함께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독창성과 정교함을 꼽았다. "고유하면서도 정교한 좋은 음악을 해왔기에 전세계 팬들이 음악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는 시카고가 여태까지 걸어온 길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사랑한다는 사실이 매우 행복합니다. 제가 그동안 겪었던 전율적인 순간들에 대해선 아마 몇 시간을 떠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첫 앨범을 발표했던 시절엔 마치 천국에 있는 듯 했습니다."
결성 당시부터 트럼펫과 트롬본 등 금관악기를 편성한 것은 시카고만의 개성이자 매력. 램은 "관악을 가미하자는 아이디어가 어떻게 표현될지 처음엔 예측하기 어려웠다. 결국 시행 착오를 겪으며 우리만의 사운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퓨전 재즈와 팝 발라드, 소프트 록 등 폭넓은 음악을 해온 것에 대해선 "그룹 안에 많은 작곡가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멤버 전원이 자신들 취향으로 각각 작곡을 하고 있다. 그들 모두 각자의 개성이 있고, 작곡 배경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2006년 34집 앨범 '시카고ⅩⅩⅩ'가 발표된 지도 4년이다.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전하자 램은 "아직 새 앨범을 녹음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기존 곡들을 활용한 다른 프로젝트들이 있다. 신곡은 현재 작곡하고 있고 2011년 새 앨범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시카고는 앨범 이름을 딱히 정하지 않고 그룹 이름에 단지 숫자만을 붙이길 즐겨왔다. 그룹 이름만으로도 내세울 수 있는 음악이라는 자부심이 묻어난다. "자연스럽게 숫자를 붙여왔습니다. 사실 저희도 '시카고 Ⅵ'나 '시카고 Ⅶ'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시카고 Ⅱ'와 '시카고 Ⅲ'까진 예상했지만 '시카고ⅩⅩⅩ'까지 만들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공연 문의 (02)3446-3226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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