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여러 룰을 개정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선수의 출전이 전 쿼터에 걸쳐 1명으로 제한된 것이다.
외국인선수 출전이 1명으로 제한됨에 따라 국내선수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졌다. 기록에서도 나타나듯 외국인선수의 전유물이었던 득점 부문에서 문태영(LG)이 1위에 올라 있다. 또 리바운드에서는 하승진(KCC)이 외국인선수들과 1위를 다투고 있다. 물론 3점슛 자유투 어시스트 가로채기 부문에서는 토종들의 강세가 여전하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선수가 경기를 장악한 반면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는 떨어졌다는 증거다. 다시 말해 국내선수들의 기용 폭이 넓어졌고, 그에 따라 주전과 식스맨들의 기량차이는 줄어들었다. 나아가 활발한 2군 운영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게 마련. 한 팀 최소득점, 한 쿼터 최소득점, 한 경기 최소득점 등 빈곤해진 득점력은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덩크슛으로 대변되는 고공농구도 감소했다. 한마디로 내용 면에서는 질적 하락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성적이 나지 않는 팀들은 예전처럼 외국인선수 2명 출전을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외국인선수는 어디까지나 빈자리만 채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외국인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국내선수들의 기량은 많이 향상됐고,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외국인선수의 출전이 다시 2명으로 늘어난다면 대학에서 배출되는 선수들의 설 자리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부작용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외국인선수 출전을 1명으로 제한한 것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선수들에게 충분한 출전시간이 보장된다면 점진적으로 1대1 능력도 향상될 것이고 득점력도 높아질 것이다. 외국인선수 제도를 두는 것은 어디까지나 국내농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인선 전 SKㆍ기아 감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