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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은 '앞으로…' 남북관계는 '거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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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은 '앞으로…' 남북관계는 '거꾸로…'

입력
2010.02.0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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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의 파급력이 예사롭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의 연내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언급 이후 관련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각론에서 본 남북관계는 헛바퀴를 돌고 있는 듯한 모양새이다. 아직은 소리만 요란한 상황이다.

남북은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측이 요구한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인상안을 놓고 줄다리기만 했다.

이 회담은 올 들어 남북 당국간 첫 공식접촉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의제 설정에서부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겨우 "3통(통행ㆍ통신ㆍ통관) 문제는 군사실무회담에서, 근로자 숙소ㆍ임금 문제는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논의한다"고 합의했다.

북한이 근로자 임금인상에 진력하는 것은 최근 북측의 어려운 경제사정에 따른 것 같다. 북한 당국은 연초부터 인민생활 향상을 부쩍 강조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민생발언'까지 소개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최근 "인민들이 강냉이 밥을 먹고 있는 가슴 아프다" 등 김 위원장의 언급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남북대화에서 '현금'에 집착하는 북측의 태도는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듯하다.

따라서 남측이 8일 열자고 제의한 금강산 개성 관광 실무회담에서도 북측은 '달러 박스'인 관광의 무조건적 재개를 집요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남측의 속내는 다르다. 정상회담 전 대북 지원이 자칫 퍼주기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남측은 북측의 요구에 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북핵 문제에서 남측을 외면하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평화협정 체결은 조선반도 비핵화의 급선무'라는 논평을 통해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제1의제로 북핵 문제를 상정하는 남한을 향해 북핵 문제는 남북대화와 별개라고 답변한 것이다. 물론 이는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제스처일 가능성도 있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남북 정상회담 의제에 관해 대타협이 이뤄지더라도 정상회담 전 남북대화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할 가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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