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가 매사추세츠의 재판이 될 것인가.
11월 중간선거의 일리노이주 상원선거에 나설 후보를 뽑는 민주, 공화 양당의 예비경선이 2일(현지시간) 시작된다.
일리노이 예비선거는 여러모로 흥행성을 갖췄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러지는 첫 예비선거라는 점 외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출마 전진기지였고, 또 오바마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민주당 텃밭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정권에 대한 민심을 다시 한번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상원 특별선거처럼 공화당의 반란이 재현되면 민주당으로서는 수습하기 힘든 지경에 빠질 수 있다.
공화당에서는 마크 커크(50) 일리노이주 현 하원의원이 예비경선 판세를 거의 굳혔다. 2000년 이후 내리 5선을 기록한 커크 의원은 지난 대선 때의오바마 열풍에도 끄떡없이 지역구를 지켜냈다. 공화당이 매사추세츠의 스콧 브라운에 이은 또 하나의 '혁명의 주인공'으로 커크 의원을 주시하는 이유이다. 공화당원이면서도 낙태와 동성애를 옹호할 정도로 유연해서 대선 때 오바마를 찍었던 무당파 중 상당수가 커크 의원에게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무시무시한 후보"라고 말할 정도다.
이에 반해 민주당의 후보군은 지리멸렬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 가는 알렉시 지아눌리아스(32) 주 재정관은 한때 불법대출 및 부실의혹을 낳았던 은행의 대출 책임자로 일했던 경력 때문에 다른 후보들의 맹공격을 받고 있다. 오바마의 농구 파트너로 교분이 각별하지만 정치경험이 거의 없는 30대의 신출내기여서 당 내에서도 "승산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론조사에서는 지아눌리아스가 커크에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지만, 격차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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