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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任장관의 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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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任장관의 과욕

입력
2010.02.0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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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명칭을 고용노동부로 바꾸겠다."

임태희 장관은 지난해 11월 6일 간담회에서 이렇게 공언했다. 고용을 전면에 내세워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2주일 후 정기국회 통과를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고용에 대한 최근의 높은 관심을 감안하면 발 빠른 수순이었다.

하지만 노동부라는 명칭은 아직 그대로다. 국회 행안위는 "서두를 것 없다"며 논의를 미룬 상태다. 임 장관의 문제 의식은 맞지만 절차와 방법이 틀렸기 때문이다.

우선 법안 발의자가 정부가 아닌 한나라당 의원으로 돼 있다. 의원입법은 보통 정부가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때 쓰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것은 부처 이름을 바꾸는 중차대한 문제다. 괜한 오해를 자초할 이유가 없다. 임 장관의 3선 의원 경력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시점도 석연치 않다. 한 달 앞서 보건복지부와 여성부의 명칭 변경을 내용으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였다. 한나라당 행안위 관계자는 31일 "당시 노동부는 하루 빨리 부처 명칭을 바꿔야 한다며 끼워 넣기로 통과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법안 내용도 졸속이다. 고용노동부로 바뀌면 부처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기획재정부 등 고용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부처와의 협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섣불리 업무 영역을 명시했다간 부처 간 이해가 얽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변명했지만 힘 있는 부처에 대한 눈치 보기일 뿐이다. 이와 관련, 국회는 검토 의견에서 "새로운 기능의 추가 없이 특정 분야를 강조하기 위한 명칭 변경은 혼동을 줄 우려가 있다"고 적시했다.

노동부는 명칭 변경이 여의치 않자 5월 정부입법으로 법안을 다시 제출키로 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꼼수가 아닌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정책사회부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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