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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리포트] 中 25억명 '고향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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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리포트] 中 25억명 '고향 앞으로'

입력
2010.02.0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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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명 대이동이 시작됐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가 고향인 딩단야(丁丹雅ㆍ25ㆍ여)씨는 춘제(春節ㆍ설)를 앞두고 고민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그는 1월 중순 춘제 때 집으로 돌아갈 비행기표 구입에 나섰으나 이미 매진된 뒤였다. 하는 수 없이 24시간10분이나 걸리는 기차를 타고 '고향 앞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지만 이마저 표를 구하기 힘든 상태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가 앞으로 2주나 남았지만 중국의 귀성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중국 철도부는 귀성객을 운송하는 특별운송 기간인 이른바'춘윈(春運)'이 춘제를 15일 앞둔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됐다며 '춘윈'은 3월10일까지 40일간 계속된다고 31일 밝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춘윈 기간 전국에서 지난해에 비해 7.7% 늘어난 연인원 25억4,100만명이 귀성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매년 기승을 부리는 암표상을 근절하고, 실수요자들에게 표가 돌아갈 수 있도록 일부 철도구간에서 '열차표 실명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춘윈 첫날 오전 0시26분 첫 실명제 열차가 승객 1,400여명을 태우고 광둥(廣東)성 광저우시에서 후난(湖南)성 사오양(邵陽)시로 향했다.

철도원들이 이날 승객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검사하면서 출발이 지연되자, 일부 승객들은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철도당국은 암표상들의 열차표 싹쓸이 행태와 가짜표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일부 승객들의 불편감수는 어쩔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한 철도원은 "올해 실명제의 시범실시에도 불구하고 열차표 암거래는 여전할 것"이라며 "암표 단속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광둥성 둥관(東莞)의 한 기차역장이 만원을 이룬 기차에 타기 위해 창문을 기어오르는 승객을 도와줬다는 이유로 해임되자 네티즌들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이 문제의 장면을 보도하자, 상급기관이 안전관리를 소홀했다며 해당 역장을 전격 해임한 것.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미어터지는 기차라도 타고 고향에 가려는 서민들의 심정을 현장에 가보지도 않은 고위층이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냐"며 "해당 역장에 대한 인터넷 구명운동을 펼치자"고 분노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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