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개회를 하루 앞둔 31일. 정운찬 국무총리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머물면서 임시국회 대비 전략 마련에 집중했다. 지난 11일 세종시 수정안 발표 후 정 총리가 주말에 충청권을 찾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2월 국회에서 빈틈없는 답안을 제출해 세종시 입법전쟁의 분수령이 될 설 연휴 민심을 잡겠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실무진과 세종시, 남북관계, 민생현안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최종 점검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솔직한 의견을 밝힐 것"이라며 "의원들과 각을 세우기보단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인다는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28일 비경제부처, 29일 경제부처 장관 현안보고를 통해 대응전략을 가다듬었다. 장관들은 "(대정부 질문에서)할 말은 해야 한다.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일부 장관들은 "너무 세세히 설명하면 공격 빌미를 줄 수 있다",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장관에게 맡겨달라"고 조언했다.
학자 출신인 정 총리는 여의도식 화법에 아직 익숙치 않다는 평을 받아왔다. 정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 데뷔전에서 "솔직함으로 진정성을 전달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나치게 낭만적 스타일"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총리실은 야권과 여당 내 친박계가 벼르는 상황에서 행여 "731부대가 항일독립군인가요"(대정부질문 답변) 식의 책잡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정 총리는 이번 주 여당 의원, 종교계 인사 등과 접촉을 갖고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1일엔 정진석 추기경, 3일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만난다. 친박계 의원들의 보이콧에도 불구, 한나라당 비례대표(1일), 경남(2일), 부산ㆍ울산(3일) 출신 의원들과의 식사 일정도 잡혀 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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