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입은 자동차보험 적자는 1년 전보다 무려 5배 이상 급증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등 6개 주요 손보사의 2009 회계연도 1~3분기(4~12월)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는 4,215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8년 같은 기간(771억원)보다 5배 이상 급증한 액수다.
이 기간 회사별 적자 규모는 ▦삼성화재가 917억원 ▦현대해상 1,147억원 ▦동부화재 557억원 ▦LIG손보 935억원 ▦메리츠화재 413억원 ▦흥국화재 246억원 등이었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1년 전과 비교해 적자로 전환했고, 현대해상은 적자 규모가 200억원이나 커졌다.
적자 급증의 최대 원인은 경기회복과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차량 통행량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교통사고 건수도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 교통사고가 증가하면 보험금지급이 늘어나 보험적자를 유발한다.
여기에 지난해 8월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한 대규모 사면으로 운전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커지면서 사고율이 증가했다. 아울러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소규모 대물사고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2008년 70%까지 떨어졌던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수입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의 비율)은 지난해 6월부터 급등세를 타 12월엔 약 82%까지 치솟았다. 손익분기점(약 7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상태다.
보험사들은 결국 보험료를 인상해야만 대규모 적자를 모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당국은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
서민물가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당국은 "보험료 인상은 먼저 사업비(일종의 영업관련비용)를 아끼는 등의 자구노력을 해 본 뒤 최후의 수단으로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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