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감각이 오를 대로 올랐다. 웬만해선 그를 막을 수 없다."
박주영(25ㆍAS모나코)이 절정의 골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 탁월한 위치선정과 높은 점프력을 이용한 헤딩골,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문전쇄도가 만들어낸 결승골 등 공격수가 갖춰야 할 모든 면을 여지 없이 보여준 경기였다. 한 경기 두 골은 2008년 프랑스리그 진출 이후 처음이자, 올 시즌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22ㆍ볼턴), 기성용(21ㆍ셀틱) 등 '유럽파' 가운데 첫 멀티골이다.
박주영이 31일(한국시간) 모나코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10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2라운드 OGC 니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정규리그 7,8호 골(시즌 8,9호 골)을 잇달아 터트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25일 올랭피크 리옹과 프랑스컵 32강전에서 2-1을 만든 헤딩 결승골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박주영은 이로써 프랑스 진출 첫해였던 2008~09시즌 5골, 5도움(공격포인트 10점)을 뛰어 넘은 8골, 3도움의 성적을 전체 38라운드 가운데 22라운드까지 마친 시점에서 이미 달성했다. 모나코는 박주영의 맹활약을 앞세워 최근 리그 4연승을 달리며 승점 39점으로 20개 팀 가운데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박주영의 두 골이 머리와 발에서 각각 터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정규리그 7연속 풀타임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주영은 전반 19분 네네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달려 들면서 헤딩, 골대 오른쪽 모서리로 꽂아 넣었다. 상대 장신 수비수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솟구쳐 방향만 살짝 바꿔 놓은 감각적인 골이었다.
특히 두 번째 골은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벤 존슨보다 빨랐다"고 칭찬할 정도로 폭발적인 스피드에 이은 문전쇄도가 압권이었다. 니스의 챠키 벤 사다의 골로 1-1 동점이던 후반 15분, 네네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상대 골문을 향해 강하고 빠른 패스를 찔러 줬고, 문전으로 달려들던 박주영이 슬라이딩하며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해트트릭이 아쉬울 만큼 맹활약한 박주영에 대해 AFP통신 등 외신들은 "박주영의 두 골이 모나코가 최근 무패 행진을 7경기로 늘리는 버팀목이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날 이청용(22)의 볼턴은 영국 리버플 안필드에서 치러진 2009~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0-2로 졌다. 이청용은 전반 23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가로 채 상대 골문까지 50여m를 단독 드리블해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제친 뒤 텅 빈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지만 골대로 쇄도해 들어오던 상대 수비수가 가까스로 걷어 냈다. 시즌 6호 골과 함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골 기록(5골) 경신을 다음으로 미뤄야 하는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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