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분 좋은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럽파'들 때문이다.
허 감독은 31일 오전 목포축구센터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훈련을 마친 후 취재진들을 만나 "오늘 오전 새벽 5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전날 밤부터 릴레이 생중계된 이청용(볼턴)과 박주영(AS 모나코)의 경기를 모두 지켜보느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해외파'들의 활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표정은 밝아졌다. 허 감독은 특히 니스전에서 두 골을 작렬한 박주영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트라이커로서 능력이 무르익었다는 게 박주영에 대한 허 감독의 평가다.
허 감독은 "코너킥 상황에서 190m가 넘는 상대 수비수를 떼어 놓고 정확히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골 감각도 좋았지만 상대 수비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 같은 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첫 번째 골 장면에서 박주영의 움직임을 설명했다.
이어"두 번째 골 장면에서는 네네가 잘 빠져 들어갔지만 박주영이 2선에서 빠르게 문전으로 뛰어 들어갔기 때문에 아웃되는 볼을 슬라이딩 슈팅, 골로 연결할 수 있었다. 문전 쇄도할 때의 스피드는 벤 존슨보다 빨라 보였다"고 박주영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허 감독은 "주중과 주말 경기를 계속 치르고 있기 때문에 많이 피로한 상태로 보인다. 그래서 후반전 골 마무리 능력은 조금 떨어졌다"고 해트트릭 기회를 놓친 것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
허 감독은 "볼턴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활약은 괜찮았다. 다만 골키퍼까지 제친 상황에서 아웃 프런트 킥으로 찍어 찼으면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지 못했을 것 같은 아쉬움은 남는다"고 이청용도 나쁘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공격 뿐 아니라 수비적인 면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뿐 아니라 보고 생각하는 것도 훈련의 한 방법"이라며 '국내파'들이 해외파들의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포=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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