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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토피아/ <상> 컨버전스가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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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토피아/ <상> 컨버전스가 대세다

입력
2010.02.0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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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신용카드 만능의 시대'다.

이른바 '카드토피아(카드+유토피아).' 신용카드는 이제 그냥 물건값 결제하고 급하면 현금서비스 받던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카드로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은 점점 더 늘어나고, 카드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카드사들 역시 2010년을 변화의 분수령으로 보고,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여념이 없다. 과연 신용카드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더 이상 상상 속이 아니라 실제 우리 눈 앞에 펼쳐질 똑똑한 신용카드의 모습을 3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새롭게 부상하는 금융ㆍ통신ㆍ유통 등의 융ㆍ복합(컨버전스) 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해 나가야 한다"(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

"카드와 통신, 유통 서비스의 결합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컨버전스 금융' 시대를 열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다"(박상훈 롯데카드 대표)

CEO들의 신년다짐에서도 나타났듯이, 2010년 신용카드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서로 다른 기능의 결합, 즉 '컨버전스'다.

IT산업에서 시작된 컨버전스 물결은 전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금융산업에선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 전문가들은 "금융분야에서 컨버전스가 본격화된다면 그것은 신용카드쪽이 가장 먼저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카드 한 장에 모아라

컨버전스의 핵심은 소비자가 원하는 여러 서비스를 카드 한 장에 담아내는 '원카드-멀티서비스(One card-Multi service)'다.

종래의 신용카드 컨버전스라면 그저 카드 한 장에 정유ㆍ극장할인이나 항공마일리지 같은 제휴 서비스를 추가하는 수준.

그러다 보니 모든 카드가 비슷비슷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할 때마다 카드를 추가 발급 받아야 했다. 카드발급장수(성인 1명당 4장꼴)에 '거품'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미래의 컨버전스는 단순 제휴서비스 차원을 넘어, 하나의 카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서비스를 담는다는 것. 일단 카드 한 장만 발급 받으면, 카드사는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버전스 상품의 특징은 한 장의 카드에 다양한 업종의 강력한 제휴서비스를 담은 카드로 정의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은 카드 사용의 편의성은 높아지고, 카드발급에 따른 수수료와 연회비가 절감되는 이중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카드 시대 열린다

현재 신용카드사들은 '원카드- 멀티서비스' 기능을 가진 만능카드 상품 개발에 한창인데, 그 핵심축은 '모바일'이다. 특히 최근 강력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마그네틱을 대시한 모바일 신용카드는 향후 큰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세계최초로 3G기반의 휴대폰을 이용해 신용카드 결제기능을 갖춘 상품을 개발했던 신한카드는 현재 모바일 신용카드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신한카드는 최근 KT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업계 최초로 휴대폰으로 선불카드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모바일 기프트 카드'를 선보였다.

롯데카드는 휴대폰으로 쇼핑 쿠폰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는 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신용카드에 적용시킬지 여부를 검토중이며, 비씨카드도 1분기 중에 무선으로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IC카드'를 발급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곳은 국내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하나금융지주가 합작 설립한 하나카드. 3월중 모바일 신용카드를 본격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모바일 카드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모바일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해당 카드사가 발급한 수십여종의 신용카드 서비스와 멤버십 카드 서비스 중, 할인이나 포인트 결제가 유리한 것을 스스로 찾아 할인 받거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것이다.

여기에 휴대폰에 내장된 GPS까지 이용하면 금상첨화다. 고객이 제휴사 대형마트에 들를 경우, GPS가 고객위치를 찾아내 해당마트의 할인쿠폰을 휴대폰으로 전송해주고, 만약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다면 마일리지를 주유할인권으로 교체해 전송해 줄 수도 있다.

이보우 단국대 신용카드학과 교수는 "휴대폰은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묶고 실시간으로 카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라며 "모바일 신용카드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향후 3년내 신용카드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

가장 큰 난제는 제휴사 확보다. 상품차제를 한데 묶어야 하는 컨버전스 상품의 특성상 카드사는 특정 제휴사와 독점적 관계를 원하지만, 신용카드사에 비해 이동통신업체와 유통업체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만약 독점적 제휴를 놓고 신용카드사간 경쟁이 불붙을 경우, 비용 증가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제휴에 실패한 카드사는 시장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고객의 비용부담도 문제다. 현재는 고객부담이 연회비 정도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한 컨버전스 상품의 경우 고객 비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컨버전스 상품의 성패는 결국 서비스의 내용과 비용에 달려 있다"며 "누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업체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전문가 한마디/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스템 보안문제 선결돼야"

컨버전스 시대의 신용카드는 소비자 혜택을 대폭 늘리는 순기능도 있지만 반대로 신용 위험을 키우는 역기능도 존재한다. 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먼저 보안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예컨대 휴대폰 결제가 가능하더라도 시스템 자체의 보안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인터넷뱅킹도 해킹 위험성 때문에 일반인들이 꺼리는 경향이 있어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금융소비자들은 편리성보다는 안전성에 더 관심을 갖는다. 제 아무리 기능이 뛰어난 신용카드라도 결국 안전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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