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주요2개국)로 통하는 미국과 중국간에 '신(新) 냉전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최근 대만에 67억달러 규모의 최첨단무기를 판매키로 발표하자 중국이 미국과의 군사교류를 중단하고 무기판매 미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경고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 동안 내연해온 양국간 갈등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한꺼번에 폭발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미국의 대(對) 대만 무기수출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왔고, 미국도 중국의 대응을 예상했다. 그러나 그 수위와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어 미국이 당혹스러울 정도다. 중국은 2008년 10월에도 같은 이유로 약 4개월간 군사교류를 중단했었다. 그러나 당시엔 미 기업에 대한 제재나 양국간 공조ㆍ협력의 훼손 가능성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도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진 중국의 초강경 대응에 직면, 어떤 해결점을 찾을 지가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다.
올 들어 미중간 갈등 고조는 이미 예견됐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등으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으나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양국간 대립과 무역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또 인권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 등 여러 방면에서 양국간 갈등은 수면위로 떠오르지만 않았을 뿐 일촉즉발의 상태였다. 여기다 올 들어 구글의 중국 시장 철수 선언으로 촉발된 양국의 사이버 신경전에 이어 이번 대만 무기판매 결정으로 갈등 수위는 정점에 달했다.
중국은 올 들어 오바마 행정부의 중국 정책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이 가장 예민해하는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의 접견을 계획하고, 대만무기 수출을 강행하려는 것은 "더 이상 부드러운 남자가 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로 중국은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문제에서 보이는 중국의 소극적 입장을 미중 갈등의 근본적 배경으로 지적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중국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외교적 고립에 봉착하고 에너지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갈등은 양국간 근본적 틀을 변화시킬 것인가. 베이징(北京) 외교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엔 중국의 위상이 달라진 환경 속에서 미국이 중국을 제어할 수단을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양국간 갈등에 따른 긴장감은 고조될 수 있으나 판을 깨는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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