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처소를 디마테오홀로 옮긴 극단 목화레퍼터리컴퍼니가 국립극장에서 두 편의 무대를 동시 상연한다. '분장실'과 '춘풍의 처'를 잇달아 올리는 '1 + 1' 무대다. 지난해 12월과 이달에 각각 다른 극장에서 상연된 작품인데, 이 극단 대표이자 극작ㆍ연출가인 오태석씨의 연극적 스펙트럼이 국립극장에서 한자리에 펼쳐지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무대는 한국과 일본의 공존이기도 하다. 시미즈 쿠니오 원작의 '분장실'은 여배우들의 일상을 통해 기다림과 아이러니 등 삶의 의미를 그린 작품이다. 러시아 음악, 브레히트적 연극 장치 등 그간 오씨의 무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이국적 재료들이 오씨의 능란한 연극적 전략 속에 융해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반면 '춘풍의 처'는 1976년 오씨가 '이춘풍전'을 전통 연희 어법의 해체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이래 줄기차게 재해석돼 오고 있는 작품이다. 익살, 능청, 삶과 죽음의 혼재, 흐드러진 볼거리와 들을거리 등 오태석 연극미학의 결정체다. 극히 작은 편성에서 완판 마당놀이를 방불케하는 대형 무대까지, 그는 이 작품에 강한 애착을 보여 왔다. 오씨는 이번 무대는 고유의 몸짓과 소리로 가득찬 마당극 미학으로 선보인다.
최근 오씨와 긴밀하게 작업해오고 있는 일본의 조명 디자이너 아이카와 마사아키가 두 무대의 조명을 담당했다. 중간에 휴식시간 10분을 두고 '분장실'은 60분, '춘풍의 처'는 70분 상연된다. 2월 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745-3966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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