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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0층 재개발'로 빚 갚아 보겠다는 안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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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0층 재개발'로 빚 갚아 보겠다는 안양시

입력
2010.01.3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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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가 지금 청사 자리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가칭 스카이타워)을 지어 청사공간도 넓히고 임대수익도 얻겠다는 '일석이조'의 계획은 선뜻 공감하기 어렵다. 이 계획은 안양시에 굳이 그런 '랜드마크'가 필요한가의 논란과 함께, 지자체 호화청사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스스로 1,000%의 용적률을 허용해 재재발사업으로 돈을 벌겠다지만, 시청사 건물에 아파트와 비즈니스ㆍ상업공간, 호텔ㆍ관광시설이 함께 들어설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도 납득할 수 없다.

현재의 평촌신도시 안양시청은 1996년 10월에 새로 지은 건물인데, 벌써 헐려고 하느냐는 반대론도 거세다. 더욱이 요즘은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 등이 수천억원을 들여 호화청사를 짓고도 효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안양시는 청사로 쓸 공간이 10% 미만이어서 새 건물은 시청사가 아니며, 따라서 호화청사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것이 안양시청사이지, 무슨 상가빌딩이나 호텔건물로 자리매김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재정자립도 65.3%에 빚이 700억원이 넘는 안양시는 결국 청사를 스스로 재개발해 90% 이상을 민간에 임대하고 임차료로 밀린 빚을 갚겠다는 수완을 부린 셈이다. 부족한 업무공간이나 시민 편의시설을 위해 새 청사를 마련하는 다른 지자체들의 신축ㆍ확장사업과 다른 차원이다. 이필운 시장도 "건물에서만 매년 370억원의 수입이 예상돼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앞장서서 이런 식의 부동산투기를 선도해도 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현재의 안양시청 부지(6만여㎡)가 신도시의 금싸라기 땅이어서 도시 발전을 위해 더 효율적인 이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많은 시민들이 공감한다면 도시 전체의 발전 차원에서 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계획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안이한 발상으로 비칠 뿐이다. 도심 개발과 청사 신축은 장기적으로 원칙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 손쉽게 일석이조를 노리다가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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