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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신화사' 복희·강태공… 中정신의 원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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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신화사' 복희·강태공… 中정신의 원형질

입력
2010.01.3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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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커 지음ㆍ김선자 등 옮김/웅진지식하우스 발행ㆍ전 2권ㆍ각 권 3만2,000원

중국 신화학계의 거두 위안커(袁珂ㆍ1916~2001)의 대표작 <중국신화사> (1986)를 중국신화 전문가 김선자, 홍윤희, 이유진씨가 함께 번역했다. 태초의 기억을 움켜쥐고픈 욕망이 담긴 원시시대 신화부터 명ㆍ청 시대의 신화까지, 중국 대륙의 정신적 원형질을 시대순으로 아우른 대작이다. 희귀한 원전 자료를 망라했을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56개 소수민족의 전설까지 고루 수록했다.

저자는 "신화는 끊임없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문명사회로 접어듦과 동시에 원시 사회의 흔적인 신화는 사라진다는 서구 신화학의 관점과 배치된다. 저자는 오늘날 구전되는 고대의 신화들이 문헌 속의 신화와 다른 모습으로 계속 변형되고 있는 데서 그 근거를 찾는다. "신화란 활자 속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생명체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위안커의 신화론은 '광의의 신화'라는 개념으로 집약된다. 그는 주도적 사유, 표현 형식, 사람과 신, 해석 기능, 현실에 대한 혁명적 태도, 시공간적 요소, 영향력 등 7가지를 신화의 핵심 요소로 꼽는다. 그리고 그 중 네댓 가지만 갖춰도 신화로 인정한다. 강태공, 주 목왕, 진시황 등도 이런 프리즘을 통과해 위안커에 의해 신화 인물의 범주에 포함됐다.

신화의 원형이 풍부하게 보존된 '산해경'을 비롯해 '열선전' '신선전' '백고통기' '삼교수신대전' 등 관련 고적들, '시경' '사기' '장자' '한비자' 등의 고전, 민간에서 전승되는 토박이 신화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번역자들의 공력도 돋보인다. 위안커가 문화대혁명을 거치느라 거칠게 자료를 수집ㆍ정리하며 범한 오류를 꼼꼼히 바로잡고 180여 장의 사진 자료를 첨부해 쉽게 읽히도록 만들었다.

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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