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피겨의 자존심 아사다 마오(20ㆍ일본)가 반전에 성공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의 부진을 프리스케이팅에서 만회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2월13~3월1일ㆍ한국시간)을 목전에 두고 라이벌 김연아(20)의 나라에서 일어서려던 복안이 절반 이상 성공한 셈이다.
29일 전주 화산아이스링크에서 계속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20명 중 18번째로 링크에 나선 아사다는 126.74점(1위)을 기록, 쇼트(57.22점ㆍ3위) 합계 183.96점으로 우승했다. 4대륙선수권 우승은 2007~08시즌(고양)에 이어 두 번째.
이날 아사다가 프리에서 받은 점수는 지난해부터 출전한 6개 ISU 공인대회 중 개인 최고점이다. 개인통산 최고점인 133.13점에 불과 6.39점 모자란 수치. 아사다는 지난달 전일본선수권에서 135.50점을 기록했으나 국내대회라 빛이 바랬다. 또 총점 183.96점은 지난해부터 이어 온 공인대회 성적 중 3번째로 높은 점수다. 전일본선수권의 204.62점은 역시 비공인이었다.
지난 27일 쇼트에서 트리플 악셀(왼발 바깥 에지로 앞으로 점프해 3.5회전ㆍ기본점수 8.2점)과 트리플 플립(뒤로 반 바퀴 돈 뒤 왼발 안쪽 에지로 점프해 3회전ㆍ5.5점) 실수로 고개를 떨어뜨린 아사다는 프리에서의 대약진으로 자존심을 세우는 한편 김연아와 올림픽 금메달을 다툴 대항마로서의 자격도 새삼 입증한 셈이다. 아사다는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2차대회에서 개인 최저총점(150.28점)으로 파이널 진출이 좌절되는 등 슬럼프에 시달렸었다.
이날 2,600석을 가득 메우다시피 한 관중의 환호 속에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전주곡 <종> 에 몸을 실은 아사다는 첫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뛰어오르면서 신바람을 냈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때 두 번째 점프에서 1.12점이 깎였지만, 나머지 과제에서는 전부 가산점을 받았다. 트리플 플립에서도 0.20점을 추가로 얻었다. 쇼트 부진 이후 공식연습에서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던 아사다는 이날 4분 남짓의 연기가 끝나자 비로소 미소를 띠었다. 경기 후 아사다는 "프리 시작 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 트리플 악셀을 두 번 다 성공했다"면서 "이번 연기를 계기로 올림픽에서는 쇼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종>
30일 시범경기 후 일본으로 돌아가는 아사다는 주쿄대 아이스링크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한 뒤 올림픽 쇼트 시작(2월24일) 2,3일 전쯤 밴쿠버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달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총점 188.86점) 직후부터 토론토에 머물고 있는 김연아는 다음달 19일 밴쿠버에 짐을 푼다.
한편 쇼트 1위 스즈키 아키코(25ㆍ일본)가 2위(총점 173.72점)로 내려앉은 가운데 한국의 곽민정(16ㆍ수리고)은 총점 154.71점으로 6위를 기록, 화려한 시니어 데뷔전을 마쳤다. 김연아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는 곽민정은 프리 101.03점으로 총점 154.71점을 기록, 종전 개인 최고점(117.42점)을 37.29점이나 끌어올렸다.
전주=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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