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드워드 쇼터 지음ㆍ최보문 옮김/ 바다출판사 발행ㆍ656쪽ㆍ3만2,000원 /로이 포터 등 지음ㆍ여인석 옮김/ 네모북스 발행ㆍ488쪽ㆍ3만5,000원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의학의 역사를 다룬 교양서 두 권을 소개한다.
에드워드 쇼터가 쓴 <정신의학의 역사> 는 18세기의 광인 수용소부터 20세기의 개업의 진료소까지, 정신의학이 걸어온 300년 역사를 사회사적 관점에서 파헤친 책이다. 정신의학의>
로이 포터가 책임 편집한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 는 동서고금 치유의 역사를 통해 현대의학이 갈 길을 묻는다. 둘 다 세계적 의학사학자의 저술로, 내용이 풍부하면서도 알기 쉽게 썼다. 의학:>
<정신의학의 역사> 는 1997년 출간 이래 이 분야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인간 정신의 실존적 고통을 의학이 어떻게 다뤄왔으며, 의사들이 정신병을 둘러싼 편견에 맞서 어떻게 싸워왔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정신의학의>
그 과정에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오해와 실수, 비인간적인 치료를 비롯한 끔찍한 장면뿐 아니라 신약을 팔려는 거대 제약사들의 마케팅에 휘둘려 처방을 남발하는 현대 정신의학의 추한 면까지 낱낱이 까발린다.
이 책에는 우리가 잘 몰랐던 새로운 내용도 나온다. 이를테면 미셸 푸코가 <광기의 역사> 에서 주장했던 18세기 광인 '대감금'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이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정신의학의 혁명이 아니라 퇴보라고 혹평하는 것 등이다. 광기의>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 는 '의학'이 아닌 '치유'에 방점을 찍는 책이다. 덕분에 과학성을 앞세운 의학사가 놓치기 쉬운 영역까지 포괄한다. 의학:>
서양의학 중심으로 씌어져 온 기존 의학사와 달리 전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인간이 해온 다양한 치유 활동을 폭넓게, 그리고 공평하게 기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현대에 이르는 서양의학은 물론이고 이슬람, 중국, 인도, 아프리카, 아메리카 원주민의 활동까지 두루 다룬다.
이 책이 말하는 의료 현장이 병원 수술실이나 진료소에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 샤먼의 제의, 남미 원주민의 약초에 관한 지혜, 몸과 마음을 바라보는 동양 철학의 시선, 요즘 주목받는 대체의학(이 책에서는 '보완의학'이라는 용어를 제안한다) 등 문화적 풍경까지 아우르는 것은 그래서다.
이 책은 그림으로 보는 의학사이기도 하다. 동서양의 고대 의학 문헌에서 찾아낸 삽화, 주요 의학 도구들과 수술 장면, 각 문화권의 치료법과 사회상을 묘사한 그림 등 다양한 시각자료가 풍성하게 들어 있다.
책 앞머리에 수록된 의학사 연표는 치유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하는 데 요긴하다. 기원전 1만년부터 20세기 말까지 세계의학, 치료자, 과학, 약초학, 외과학, 정신의학, 세계사로 나눠 시대별 주요 사건과 인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놨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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