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라는 명칭이 있다. 내가 사는 울산에는 언양봉계 불고기특구가 있고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가 있다. 불고기가 맛있어 특구가 되고 고래를 만날 수 있는 바다가 있어 특구가 되듯이 전국에는 다양한 특구가 있다. 시를 쓰는 나에게 반가운 특구는 문학 관련 특구다. 지지난해 전남 장흥이 전국 최초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됐다.
한국문학이 특구의 당당한 자격이 된다는 것이 입증돼 즐거웠다. 장흥은 작고한 소설가 이청준의 고향이다. 소설가 한승원은 고향으로 돌아와 작품을 쓴다. 그 두 분이 있어 장흥은 문학기행의 히트 상품이 되고 있다. 경상북도는 올해 안동·영양·청송 권역을 '근·현대 문학관광특구'로 지정받을 계획을 밝혔다. 안동은 이육사 시인, 영양은 오일도 조지훈 시인과 소설가 이문열, 청송은 소설가 김주영을 배출한 고장이다. 이곳에 또 얼마나 많은 문학 순례자의 발길이 이어지겠는가.
문학특구보다 한 수 위는 경남 하동이다. 박경리 소설 <토지> 의 무대인 평사리에 재현한 최참판댁과 평사리문학관, 이병주문학관을 가진 하동군은 지난해 배포좋게 단수를 높여 '문학수도'로 선언했다. 앞으로 소설특구, 시의 수도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문학 작품의 현장과 문학가의 고향이 특구와 수도가 되어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처럼 문학의 본령 또한 진정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영혼의 수도'였으면 좋겠다. 토지>
시인 정일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