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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하루에 쌀밥 두 공기도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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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하루에 쌀밥 두 공기도 안 먹는다

입력
2010.01.2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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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밥을 너무 안 먹는다. 값이 떨어져도, 질이 좋아져도 쌀 소비 감소세는 멈추질 않고 있다. 과자든 쌀국수, 막걸리든 쌀을 가공식품으로 더 많이 만드는 것 외에는 쌓여가는 쌀 재고 문제를 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재고쌀의 양은 약 80만톤. 거기에 풍작이 이어지면서 올해 창고 신세를 져야 할 쌀은 15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보관비용만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1차적으로 풍작이 쌀을 남아돌게 하는 이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줄어든 소비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09년 양곡연도(2008년 11월~2009년 10월)의 '가구부문 양곡소비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4.0㎏으로 전년(75.8㎏) 대비 1.8㎏ 감소했다. 1970년 140㎏에 육박하던 연간 쌀 소비량을 고려하면 40년 만에 쌀 소비는 반토막이 난 셈이다.

1일 소비량은 약 200g. 밥 한 공기에 쌀 120g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채 두 공기도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쌀값은 지난해 11월 산지 기준으로 80㎏당 14만2,000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가량 낮았는데 쌀 가격이 이렇게 내려가도, 더 맛나는 품종의 쌀이 생산돼도 쌀 소비가 늘지 않는 것은 그 만큼 먹을 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로선 사실상 가격이 소비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쌀 소비 감소는 식생활의 변화,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육류, 빵, 국수, 라면, 시리얼 같은 대체식품의 소비가 늘었기 때문인데, 선진국의 경우를 볼 때 이 추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쌀 소비 감소의 폭과 속도다. 우리와 같이 쌀을 먹는 일본과 대만 등에서도 식생활의 변화로 쌀 소비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우리가 가장 급격하게 줄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쌀 소비량은 1999년 96.9㎏에서 10년 뒤인 지난해 74.0㎏으로 약 23㎏(24%) 감소했다. 대만의 경우 1999년 54.9㎏에서 9년 뒤인 2008년 48.1㎏으로 약 우리의 절반 수준인 12% 줄었고, 일본은 1999년 65.1㎏에서 2008년 59.0㎏을 기록해 쌀 소비량이 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대만 일본보다 쌀을 더 먹지만, 소비감소 속도는 훨씬 빠른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본격 가동한 쌀 가공산업활성화 대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게 되면 쌀 수급 문제는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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